아리랑/박윤규 글ㆍ한병호 그림/ 푸른숲주니어 발행ㆍ초등 저학년ㆍ1만2,000원
"아, 그때는 언제였던가? 대한 독립을 외치는 만세 소리가 삼천리금수강산을 뒤덮었던 바로 다음 해로구나! 경성의 대학에서 공부하던 우리의 주인공 영진이 갑자기 바보가 되어 집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변사의 구성진 목소리가 그림책 가득 흘러나온다. <아리랑> 은 한국영화의 선구자인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을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춰 각색한 그림책이다. 무성영화 분위기에 맞게 4, 5도 정도 절제된 채색으로 표현한 한병호씨의 그림에 극적인 분위기가 잘 살아 있다. 변사의 대사를 그대로 옮긴 놓은 듯한 글을 부모가 멋들어지게 한 번 읽어주면 아이들이 좋아라 따라할 듯 싶다. 아리랑>
수재이던 영진이 바보가 된 건 독립운동을 하다가 붙잡혀 고문을 당한 탓이다. 천덕꾸러기처럼 '아리랑'만 부르고 동네를 돌아다니던 영진은 악덕 지주의 하인이자 일본 앞잡이가 동생 영희를 성희롱하자 몽둥이로 때려 죽이고 일본 경찰에 붙잡혀 가고 만다. '아리랑'을 부르면서.
책 뒤에 경기, 정선, 진도, 밀양아리랑 악보와 해설을 붙였다. 딸린 CD에는 연극배우들이 녹음한 '아리랑' 구연동화와 아이들이 부르는 4대 아리랑 노래, 아리랑 연극놀이를 해볼 수 있는 대본과 지도안도 담았다. 푸른숲 출판사가 그림책 출판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낸 책이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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