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시리즈는 '베스트셀러'라는 말만으로는 그 인기를 정확히 전달하기 불가능한 책이다. 세계 200여개 국에서 출간돼 4억 부가 넘게 팔려나간 이 책은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로 2007년에 전체 7권 시리즈가 이미 끝났다. 해리>
보통 책 같으면 여전히 잘 팔린다고 해도 벌써 '스테디셀러'라고 불러야 할 단계이건만 여전히 베스트셀러다. 책 자체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인기몰이에 큰 몫을 하는 건 역시 영화의 힘이다. '해리 포터' 영화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 최근 전세계에 개봉돼 영화 흥행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영화의 인기가 시들해지는 가을 이후 '해리 포터'도 서서히 잊혀져 갈 것인가. 아닐 것 같다. 이번에는 급성장하고 있는 전자책에 도전한다. 그런데 '해리 포터'의, 아니 저자인 조앤 롤링의 이 전자책 판매 방식이 또 갖은 화제를 부르고 있다.
정보통신 전문매체 '와이어드'에 따르면 롤링은 지난달 말 전자책ㆍ오디오북 발매를 공식 발표하면서, 아마존, 반스앤노블스 등 유통회사에 판권을 넘기지 않고 자신의 전자책 판매사이트 '포터모어'(www.pottermore.comㆍ사진)를 통해 직접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책 판권을 넘길 경우 롤링은 1억6,000만달러(1,700억원) 정도를 받을 것이라고들 언론은 입방아를 찧어 댔었다. 롤링 자신이 운영하면 당연히 이보다 더 벌 수 있게 된다.
직접 판매와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은 디지털 저작물의 불법 복제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디지털 저작물 관리(DRM)'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대목. 다양한 전자책 형식 어디서나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DRM 없는 전자책 포맷으로 가장 대중적인 것은 국제디지털출판포럼이 제정한 'ePub'이다. 흥미로운 것은 현재 전자책 시장의 최강자인 아마존닷컴의 '킨들'이 이 방식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해리 포터'가 'ePub'을 이용할지 어떨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만일 이 방식을 택할 경우 아마존으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포터모어'는 해리의 생일인 31일부터 이용 등록을 받는다. 선착순 100만명은 10월 정식 운용 전에 이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해리 포터'가 전자책 시장에 어떤 파란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