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엔 풍의 CEO가 많다. 천재성을 바탕으로 창업을 해 돌풍을 일으키다가 돌연 떠나기도 하고, 다시 화려하게 복귀하기도 한다. 10년 만에 구글경영전면에 복귀한 래리 페이지도 그런 경우다.
가장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CEO라면 단연 애플의 스티브 잡스다. 지금은 세계 모바일시장의 황제라 해도 지나침이 없는 위치지만, 한 때는 그도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나는 아픔을 겪었다. 애플의 창업자였지만 그는 경영 보단 기술에 능했고 1980년대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나야 했다. 하지만 그는 애플을 나와 85년 컴퓨터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픽사를 설립, ‘토이 스토리’ ‘나모를 찾아서’ ‘몬스터 주식회사’ 등을 연이어 내놓으며 다시 한번 천재성을 드러냈다. 애플은 이런 그를 다시 CEO로 불러왔고, 결국 지금의 아이폰 신화를 만들게 된 것이다.
야후 창업자인 제리 양도 풍운아로 불린다. 대만에서 태어나 10세때 미국으로 이민 온 제리 양은 1994년 스탠포드대 전기공학 박사과정 시절 야후를 설립, 닷컴 열풍을 주도했다. 야후는 설립 8개월만에 상장됐고, 첫날 1억3,00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진기록도 세웠다. 회사규모가 커지면서 전문경영인에게 CEO 자리를 내준 그는 이후 ‘추락하는 야후’의 구원투수로 2007년 다시 복귀했지만 계속된 합병ㆍ제휴실패로 경영성과를 내지 못한 채 2009년1월 CEO자리에서 물러나 지금은 이사회 멤버로만 활동하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인 오라클의 마크 허드 사장의 이력도 평범하지는 않다. 허드 사장은 HP 사장 시절 엄청난 경영성과로 부와 명예를 거머쥐었지만, 성희롱 논란이 불거지면서 작년 8월 사임했다.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그를 구원한 곳은 바로 오라클.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는 뉴욕 타임즈에 이메일을 보내 “HP의 결정은 애플이 스티브 잡스를 해고한 이래 가장 바보 같은 결정”이라고 비난한 바 있기도 했다.
허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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