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일선 기자들이 21일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 사건과 관련한 KBS의 대응을 “옹색함을 넘어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하며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2000년 이후 입사한 기자들 명의로 된 성명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방식의 도청은 없었다’ ‘제3자의 도움이 있었음을 부득불 확인하지만 밝히지는 않겠다’는 등의 해명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면서 “그 사이 기자들은 취재현장에서 ‘영혼 없는 기자들아 딴 데 가서 취재하라’는 식의 조롱과 비아냥을 듣고 심지어 쫓겨나는 경우도 있다”고 개탄했다.
기자들은 이어 김인규 사장과 고대영 보도본부장에게 ▦KBS 구성원 중 도청한 사람이 있는가 ▦민주당 대표실 회의 녹취 내용을 한나라당에 건네준 사람이 있는가 ▦녹취록 작성에 결정적 도움을 준 제3자가 누구인가 등 세 가지 질문에 직책을 걸고 떳떳하게 밝히라고 촉구했다.
한편 KBS 새 노조가 20일부터 도청 의혹 사건에 대한 사내 설문조사를 실시하자 사측이 해사행위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해 마찰을 빚고 있다. 사측은 “설문조사 자체가 가져올 논란과 오해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노조측은 “단체협약을 정면 부정하는 행위”라고 맞섰다. 25일까지 사내통신망을 통해 진행되는 설문조사에는 21일 오후 현재 조합원 1,100명 중 4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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