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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타 된 '껌팔이 폴 포츠' 최성봉씨/ "쏟아지는 관심 두렵지만 이제 살아가는 이유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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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타 된 '껌팔이 폴 포츠' 최성봉씨/ "쏟아지는 관심 두렵지만 이제 살아가는 이유 생겨"

입력
2011.07.2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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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런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해요. 어두운 데서 살다가 해 뜨는 데로 나오니까 제 모든 게 다 알려져서…."

케이블채널 tvN의 '코리아 갓 탤런트'(코갓탤)에 참가했다가 세계적 관심을 받게 된 최성봉(22)씨. 그 동안 인터뷰를 한사코 사양해온 그를 21일 전화로 만났다. 그는 말 그대로 벼락 스타가 된 현실을 낯설어 하면서도 "긍정적인 부담감을 느끼는 지금, 살아갈 맛이 난다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씨가 지난달 4일 지역예선 때 부른 '넬라 판타지아'는 기교 없이 순수하고 맑은 목소리에 껌팔이 막노동 등을 전전해야 했던 그의 불우한 사연이 겹쳐지며 큰 울림을 낳았다.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을 접한 전세계 네티즌은 그에게 '껌팔이 폴 포츠' 등 별칭을 붙여주며 환호했고,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트위터에서 "대단한 친구"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미국 CNN 방송은 20일(현지시간) 최씨를 '한국판 수전 보일'이라고 소개하며 "전세계 네티즌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16일 그가 '코갓탤'에서 56%의 압도적인 문자투표 지지를 얻으며 1위로 결선(40팀)에 진출한 현장을 직접 취재해 갔다.

최씨의 사연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기구하다. 부모의 이혼으로 세 살 때 고아원에 맡겨졌으나 구타를 견디지 못해 다섯 살 때 도망쳐 나온 뒤 거리의 아이로 살았다. 유흥가에서 껌과 박카스를 팔았고 건물 계단과 공용 화장실을 전전하며 잠을 잤다. 이름도 모르고 떠돌던 그에게 '지성'이란 이름을 지어줬던 떡볶이 장사 아주머니의 설득으로 초ㆍ중등 검정고시를 치르며 진짜 이름을 찾게 됐고 하루살이 삶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나이트클럽에서 박카스를 팔다가 우연히 들은 선생님 노래에 매료돼 성악가의 꿈을 갖게 됐어요." 최씨가 말한 선생님은 대학생 시절 나이트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성악가 박정소씨. 최씨는 그 덕에 2006년 대전예고 성악과에 입학해 난생 처음 학교 문턱을 넘었다. 최씨는 "'코갓탤'에도 박 선생님의 권유로 출연하게 됐다"면서 "제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되어준 어른"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TV 출연으로 자신의 꿈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지만 혹독한 유명세도 치렀다. 현장에선 예고를 나온 사실을 말했지만 편집돼 "노래를 혼자 배웠다"는 부분만 방송을 타면서 학력 논란에 시달렸다. "자신의 모든 게 까발려져서" 깊은 상처를 받기도 했다. 그는 "외롭게 살아온 지난 시간의 무게, 그런 건 표현하기 어려운데, 한 단어로 부각되고 하는 게 많이 부담스럽다. 앞으로 더 무서워질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세계적 스타가 됐다지만 최씨가 발 디딘 현실은 아직 그대로다. '코갓텔' 오디션에 참가하기 전까지 "낮에는 노가다 뛰고 밤에는 퀵서비스를 했다"는 그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살고 있다. 먹고 살기 바빠 친구 사귈 여유도 없었다고 했다.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게 친구잖아요. 저는 그런 친구가 진짜 없어요." 덤덤한 말투에서 오랜 세월 혼자 모든 걸 감당해야 했던 아픔이 더 진하게 전해졌다.

최씨는 "누구 앞에 나서는 게 불편하지만 이 자리에 나온 덕에 살아가야 할 이유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파이널 무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히면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꼭 문자투표 해주세요."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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