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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릇 고치려다 아들 잡은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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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릇 고치려다 아들 잡은 엄마

입력
2011.07.2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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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남구에 사는 주부 최모(38)씨는 5월 초 중학교 1학년인 아들 A(13)군의 잦은 가출 문제로 속을 끓이다 지인 박모(26)씨에게 전화를 걸어 “심부름센터 같은 데서 가출 아이들을 때려서 버릇을 잡아준다는데, 아는 곳 없느냐”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당시 통화내용을 듣고 있던 박씨의 남편 문모(34)씨는 “심부름센터 같은 곳 알아볼 필요 없다. 내가 해보겠다”고 전했고, 이에 최씨는 “아들의 버릇을 고쳐달라”고 부탁했다. 최씨는 10년 전 이혼한 뒤 A군과 A군의 형(16)을 홀로 키워왔다.

전직 특공무술체육관 관장이었던 문씨는 며칠 뒤 A군과 형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훈계하면서 폭행했지만 A군의 가출은 멈추지 않았다. 문씨는 같은 달 25일 밤 11시께 “가출했던 아들이 돌아왔다”는 최씨의 연락을 받고 A군을 한때 자신이 운영했던 서구 쌍촌동 특공무술체육관으로 데려갔다. 이어 문씨는 친구인 이 체육관 관장 배모(34)씨, 사범 2명 등과 함께 “정신이 들게 혼을 내주겠다”며 A군을 30여분간 목검과 단봉 등으로 마구 폭행했다. 심지어 배씨는 겁에 질린 A군에게 “겨루기를 해 나를 쓰러뜨리면 집에 보내주겠다”며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했다. 집으로 돌아온 A군은 이튿날 새벽 심한 복통 등을 호소,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폭행 당한 지 9시간 만에 숨졌다. 장파열 등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이 사인이었다. A군이 숨지자 문씨 등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당시 경황이 없던 최씨에게 사망원인을 병사(病死)로 한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아 A군을 화장케 한 뒤 아무일 없었던 듯 생활해 왔다. 광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1일 폭행 치사 등의 혐의로 문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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