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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명품 가전 밀레 회장 인터뷰/ "안 팔려도 상관 없지만 품질은 누구에도 안 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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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명품 가전 밀레 회장 인터뷰/ "안 팔려도 상관 없지만 품질은 누구에도 안 뒤져"

입력
2011.07.2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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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팔려도 상관 없습니다."

고집스런 장인의 모습 그 것이었다. 그러나 품질에 관한 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독일 명품 가전업체인 밀레의 마르쿠스 밀레(사진) 회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112년 전통의 독일 대표 가족 기업으로 알려진 밀레를 창업(1899년)한 칼 밀레 회장의 4대손인 그가 2006년 밀레코리아 설립 이후 5년 만에 다시 서울을 찾았다. 현재 라인하르트 진칸 회장과 밀레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20일 서울 역삼동 밀레코리아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 항상 '만들면 반드시 팔린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도도한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세계 최고의 제품 기술, 장기 이익을 우선시 하는 가족 중심 경영, 임직원들과의 일체감이 어우러진 결과로 보였다.

마르쿠스 밀레 회장은 우선 "품질에 관한 한 어떤 경쟁 업체와 비교해도 확실하게 차별화된다고 생각한다"며 "'20년 제품 품질 보증'을 내세운 것도 이런 맥락이다"고 말했다. 사실 밀레는 부엌 가전에만 집중 투자,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세탁기 등 가전 분야의 연구개발 인력이 500명에 달한다. 규모가 작은 가족 기업이 오히려 강한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기업가 정신을 더 잘 구현한다고 믿고 있다. 창사 이래 단 한번도 외부 자본을 쓰지 않는 무차입 경영도 고수하고 있다. 대량 생산보다는 고가의 소품종 소량생산에 승부를 걸고 있다.

마르쿠스 밀레 회장 자신도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스위스 세이트 갈렌 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독일의 또 다른 가족기업(자동차 부품회사)에서 몸소 실무수련을 쌓기도 했다.

중세 유럽의 장인 정신을 그대로 이어 받은 듯한 밀레의 이같은 경영철학은 불황 속에서도 꾸준한 실적 향상을 가져오는 바탕이 되고 있다.

밀레의 지난 회계연도(2010년7월~2011년6월)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 늘어난 29억5,000만유로(약 4조5,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국내 법인인 밀레코리아도 30% 가량 늘어난 약 2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0.1%의 초우량고객(VVIP)만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마르쿠스 밀레 회장은"우리는 모두 가족 경영에 기초하기 때문에 명품의 대량생산에는 관심이 없다"며 "프리미엄급에서 밀레와 경쟁하거나,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은 극히 제한적이어서 네트워크 확장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매각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대우일렉트로닉스에 대해 "어떤 관심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가격 인하와 관련한 입장도 내놓았다. 그는 "다른 업체들은 이미 가격을 크게 올렸다가 생색내기식으로 인하를 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지난 4~5년간 가격을 거의 올리지 않았다"며 "올해도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상황이 안정되면 가격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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