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주인인 통일교재단과 시행사간 법정 다툼으로 9개월간 중단됐던 서울 여의도 복합개발 프로젝트(파크원ㆍParc 1)가 공사 재개의 물꼬를 텄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는 20일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통일교재단)이 시행사인 Y22프로젝트금융투자(Y22) 등을 상대로 낸 '지상권 설정등기 무효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파크원 프로젝트는 여의도의 옛 통일주차장 부지(4만6,465㎡)에 지상 72층과 59층의 사무용 건물 2개동과 지상 6층 쇼핑몰, 26층 높이의 비즈니스 호텔을 짓는 초대형 개발사업. Y22는 통일교재단과 99년간 토지사용을 위한 지상권 설정계약을 맺는 한편 건물 완공 후 최초 사용승인일 3년 후부터 매년 공시지가의 5%를 토지 사용료로 내는 조건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Y22가 사무용 건물을 국내외 금융회사에게 매각하자, 지난해 10월 통일교재단이 재단 이사장의 배임설과 함께 "Y22가 건물을 매각할 권리는 없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법원은 통일교재단과 Y22가 맺은 계약에 '자금 제공자 요구가 있으면 건물 등을 매각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 것 등을 근거로 Y22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25%가 진척된 상황에서 중단되는 바람에 총 1,600억원(Y22측 추정) 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이번 공사의 조기 재개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 Y22측도 "2005년 지상권 설정을 마치고 2007년 공사를 시작한 뒤 3년이 지난 상황에서 통일교재단이 계약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이번 판결로 공사가 하루 빨리 재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통일교재단의 항소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공사 재개가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법적 분쟁이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에는 공사재개에 필요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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