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에서 새 한류를 일으키고 있는 K팝의 산실인 3대 대형 기획사가 연말 자존심을 걸고 한 판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SBSB에서 12월 방송 예정인 'K팝 스타'는 전세계적인 호응을 끌어낼 수 있는 한류 스타를 배출한다는 취지를 내세웠지만, 결국 대형 기획사 간 서열 싸움인 '기획사 서바이벌'로 변질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SBS에 따르면 국내 3대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가 12월 방송되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에 감독관으로 참여해 새 한류 스타 배출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특이한 것은 경쟁자들을 모두 제치고 최후 우승자가 되는 1인 또는 1팀은 프로그램 말미에 이 세 기획사 가운데 어느 곳과 전속계약을 맺을 지 선택해야 한다. 가요계 절대권력자인 기획사들이 오디션 감독관에서 우승자의 낙점을 받아야 하는 위치로 바뀌는 것이다.
얼마 전 종영한 MBC '위대한 탄생'의 우승자 백청강이나 지난해 케이블채널 M.net의 '슈퍼스타K 2'의 우승자 허각 등은 방송 당시부터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K팝 스타'도 지상파 방송을 통해 4개월 간 집중 방송되면서 최종 우승자는 가요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SM과 JYP, YG로서는 최종 우승자가 다른 기획사를 선택할 경우 방송을 통해 애써 키운 스타 후보를 뺏길 뿐 아니라 국내 대표기획사로서의 체면도 구길 수밖에 없다.
'위대한 탄생'은 프로그램 말미에 출연자보다는 신승훈 김태원 방시혁 등 멘토들의 자존심 경쟁처럼 변질되면서 '멘토 서바이벌'로 불렸듯이, 'K팝 스타'는 3대 기획사가 가능성 있는 스타를 차지하기 위해 유례없는 견제와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프로그램 성격 상 'K팝 스타'는 대형 기획사 중심의 경쟁 시스템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새로울 것 없는 기존 기획사 시스템을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답습하면서 얼마나 대중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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