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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명가 재건" 신발끈 다시 조이는 코오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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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명가 재건" 신발끈 다시 조이는 코오롱

입력
2011.07.1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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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마라톤 명가(名家)가 다시 기둥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코오롱 마라톤팀 이야기다. 코오롱 마라톤은 수십 년간 한국 마라톤의 산실이자 간판이었다. 역대 한국마라톤 신기록 10개중 9개가 코오롱 가문에서 나왔다. 이동찬 그룹 명예회장의 마라톤 애정은 재계에서 첫 손가락에 꼽힌다. 이 명예회장은 1981년 한국기록 경신에 당시 서울에서 아파트 10채를 살 수 있는 1억5,0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어 마라톤 중흥에 씨앗을 뿌렸다. 이듬해는 마라톤 팀을 창단해 직접 조련했다. 내로라하는 마라톤 유망주들은 코오롱 가문에 입적했고 올림픽 금ㆍ은메달리스트 황영조와 이봉주의 본향(本鄕)도 코오롱이다. 이 명예회장은 특히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경기가 열리기 3일전에 스페인으로 날아가 황영조를 격려하는 등 마라톤에 각별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랬던 코오롱이 최근 수년간 팀내 불협화음으로 명가에서 폐가직전까지 쇠락했다는 평을 들어야 했다. 그에 비례해서 한국 마라톤도 뒷걸음질 쳤다.

코오롱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마라톤 금메달을 따낸 지영준이 우리 팀 소속이지만 드러내놓고 우리 선수라고 말하기도 어려웠다. 감독과 선수의 불화로 팀은 만신창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오롱이 정만화(51) 마라톤 국가대표 코치를 새 사령탑(계약기간 3년)으로 내정하면서 일대 쇄신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마라토너 중 처음으로 세계육상선수권에 이름을 올린 정감독은 현역시절 2시간14분10초의 한국최고기록을 내는 등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은퇴 후에는 원주 상지여고 육상부를 22년간 이끌면서 숱한 인재를 배출했다.

정감독은 특히 지영준이 팀을 떠나 선수생활의 갈림길에 서 있었을 때 인연을 맺어 아시안게임 금빛 질주를 이끌었다. 최근 어이없는 약물의혹 파문으로 큰 곤욕을 치렀지만 결백함이 드러났다. 정감독은 19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그 동안 선수양성 중간역할만 맡아 꿈을 이룰 수가 없었다. 코오롱에서 제2의 마라톤 인생을 활짝 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약물파문 이전에 코오롱측에서 팀을 맡아달라는 연락이 왔었다"며 "당시 다른 지도자를 추천했었다"고 털어놓았다.

코오롱측은 신임 감독의 운신의 폭을 넓혀 주기 위해 코칭 스태프를 전면 물갈이 하겠다는 방침이다. 정감독은 그러나 "팀이 궤도에 안착할 때까지 코치를 두지 않겠다"며 "향후 1~2년간 직접 지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코오롱 마라톤팀 재건에 대해 육상계에서는 오동진 대한육상경기연맹회장이 3개월 전 이 명예회장을 만나 "팀 부활을 강력히 건의한 것이 주효했다"는 반응이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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