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프로아이티 상장폐지 위기

국내 증시에 1호로 상장된 일본기업이 소액공모의 허점을 악용한 횡령 사건으로 2년 만에 퇴출위기에 처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등록 정보처리 서비스업체 네프로아이티는 지난 5일 이 회사 경영권을 인수한 만다린웨스트의 부사장 박모씨가 일반공모 유상증자 청약증거금 149억원을 횡령했다고 전날 장 마감 후 공시했다. 박씨의 횡령액은 3월 말 기준 자기자본의 2.8배에 해당한다.

만다린웨스트는 네프로아이티의 기존 최대주주인 네프로재팬으로부터 주식 160만주와 경영권을 넘겨받기로 한 국내 금융업체다. 네프로아이티 측은 "구체적인 혐의와 손해액이 확인 되는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프로아이티는 14~15일 운영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9억9,999만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여기에 몰린 청약증거금 약 149억원을 만다린웨스트 부사장이 가지고 달아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공모금액이 소액(10억원 미만)이면 상장사가 주관사 없이 청약을 직접 진행할 수 있도록 한 예외규정을 악용한 사례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네프로아이티의 주식거래를 정지하고 상장폐지 심사 대상인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