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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안드레아다키-블라자키 그리스 문화유산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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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안드레아다키-블라자키 그리스 문화유산 국장

입력
2011.07.1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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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있는 엘진 마블은 불법 반출된 문화재의 대명사로 통한다.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 벽면에서 떼어온 대리석 조각품들이다. 19세기 초 그리스를 지배하던 오토만제국의 영국 대사였던 엘진 백작이 반출했다.

"엘진 마블이 아니라 파르테논 조각으로 불러야 합니다. 그리스가 돌려받아야 할 가장 중요한 유물이죠. 이는 그리스 국민뿐 아니라 세계 전문가들의 공통 견해입니다."

그리스 문화관광부의 마리아 안드레아다키-블라자키(59) 고전유물 및 문화유산 담당 국장의 말이다. 19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문화재 환수 국제포럼에 발표자로 온 그는 미노스 문명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고고학자이기도 하다.

그는 파르테논 조각의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의 팸플릿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머리는 런던에, 몸통은 아테네에 있는 인물상 등 온전한 형상을 잃어버린 조각들의 사진이 실린 책자다. 현재 파르테논 신전 벽면 조각의 60%가 대영박물관에 있다.

"파르테논 조각이 완전해지려면 대영박물관의 것들이 돌아와야 합니다. 작품의 분리는 파괴입니다. 그리스에는 마땅한 전시 공간이 없다, 세계인이 보려면 대영박물관에 있는 게 낫다는 영국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우리는 파르테논 신전의 실물 크기 모형이 들어간 아크로폴리스박물관을 2009년 개관해 이 유물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품을 전시 중인데, 대영박물관 소장품은 복제본으로 대신하고 있죠."

그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불법 반출된 문화재 환수를 전담할 부서로 2008년 문화관광부 안에 문화재 보호 및 기록국을 신설했다. 이 부서는 전담 검사와 경찰 연락관도 임명해 경찰과 긴밀한 공조 체제를 갖췄다.

지난 17일에는 그리스 고고유물의 미국 반입을 규제하는 양해각서를 미국과 체결했다. 그는 "미국 내 그리스 고고유물의 불법거래 시장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더 값진 성과"라고 설명했다.

그리스의 경우 불법 반출된 문화재의 환수는 소장 중인 개인이나 기관과 협상해서 기증 형식으로 돌려받은 예가 많다고 한다. 도난 또는 도굴당한 문화재를 해외 온라인 경매를 추적하거나 인터폴의 협조 또는 법정 소송 끝에 되찾은 예도 있다. 반면 미국의 게티박물관에 있던 고대 그리스 유물 2점은 문화재 불법 반출입을 금지한 1970년 유네스코 협약에 의거, 불법 반출된 것임을 명확히 밝힘으로써 정식 반환 받았다. 그리스 법은 5년 단위 갱신 대여 형식의 문화재 환수를 허용하고 있지만, 이 방식으로 돌려받은 예는 아직 없다고 한다. 그리스 정부는 대영박물관의 파르테논 조각 환수 협상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그는 외규장각 도서가 대여 형식으로 돌아온 것을 비판하는 한국 내 여론을 전하며 의견을 묻자 "문화재 환수는 사안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면서 협상의 기본 자세를 충고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해야 합니다. 불법 반출됐음을 입증하는 기록을 확보하고, 유물 목록을 철저히 작성해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문화재청과 외교통상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포럼에는 각국 정부와 민간단체, 유네스코의 실무자들이 참석해 문화재 환수를 위한 국제 네트워크 구축 전략을 논의했다. 각국의 문화재 환수 사례와 향후 과제도 소개됐다. 20일에는 국외로 나간 문화재의 환수ㆍ활용에 관한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 토론회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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