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본격 도입된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올해 더욱 확대됐다. 최근 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12학년도 수시모집 요강'에 따르면 입학사정관제 모집비율이 처음으로 전체 정원의 10%를 넘을 전망이다.
입학사정관제는 창의력과 성장잠재력, 소질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 그러나 이를 위한 준비 방법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 것이 현실. 지난해 자신만의 비교과활동으로 해외 유명대학 입학사정관제를 통과하고, 후배들을 위해 국내외 특별활동을 한데 모은 커뮤니티 '유테카'(www.youtheca.com)를 만든 아홉 청년 중 두 명을 만나 비법을 물었다.
지난해 미국의 펜실베이나대와 듀크대에 각각 입학한 김종훈(20)씨와 정해윤(20)씨. 두 사람은 "비교과활동은 선생님과 부모님의 권유가 아닌 자신이 정말 관심 가는 분야를 선택하라. 그러면 입시는 덤"이라고 요약했다. 특히 김씨는 "진정성이 있고 꾸준한 비교과활동은 외국대학은 물론이고, 매해 바뀌는 한국 입시 전형에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창시절 둘은 매사에 적극적이었다. 대일외고에 다닌 김씨는 교내에 모의법정팀을 만들어 전국대회를 준비했고, 경제 경시대회에 나가 장려상을 받았다. 한창 수능에 몰입해야 할 고2말에 'TV매체가 여론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논문을 작성, 주요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학교는 협조적이지 않았다. "결석 허락을 받기 위해 선생님께 활동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고 그는 말했다.
민족사관고 출신 정씨는 학교 특성상 비교과활동이 활발했고, 선택의 폭 또한 넓었다. 천체관측, 증권, 밴드 동아리를 거쳐 교내 신문편집장, 전국모의투자대회 등에 참여했다. 청계천을 주제로 만든 단편영화는 강원도 내 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로봇 올림피아드에 참가한 경험은 의공학과 진학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정씨는 "일반고 학생들도 이런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다"며 유테카 설립 이유를 밝혔다. 실제 정씨 여동생은 현재 서울 송파구 정신여고에 재학 중인데, 학생들이 유테카의 각종 동아리 정보를 습득해 다양하고 체계적인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진학한 뒤 미국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에 놀랐다고 했다. 가령 고교 때 직접 회사를 경영하거나 체육 국가대표로 활동한 것 등이다. 김씨는 "SAT를 만점 받고도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을 모조리 떨어진 경우를 봤다. 전공 분야 밖의 공부를 중요시하는 미국 대학의 성향을 보여 주는 예"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입학사정관제는 또 다른 사교육을 낳기만 했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돈이 안 드는 비교과활동으로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공부를 게을리하지도 않았다. 정씨는 "매일 2시간밖에 못 잤다. 커피를 입에 달고 살면서 비교과활동으로 노는 것을 대신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외 300여 가지 고교 특별활동 정보를 가진 유테카는 새로운 멤버들을 모집해 동아리를 만들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성격을 띤다. 국제아동연합, 환경운동연합, Liberty in North Korea(LINK) 등의 시민사회단체에 가입해 전문성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다음달부터는 대학 입학사정관들에게 자신의 활동을 알리는 '입학사정관 커넥션'을 운영, 본격적으로 국내 대학 입시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들은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그랜드볼룸에서 '2011 글로벌 청소년 특별활동 엑스포'를 연다. 지난해 2,000여명의 학생들이 다녀간 후 2회째로 입장은 무료다. "한국을 넘어 세계 중고등학생들이 필요한 특별활동 정보를 망라하는 것이 목표예요. 비교과활동의 확대는 전세계적인 추세거든요."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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