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서울 강남에서 수백억원대 귀족 낙찰계인 한마음계에 가입해 1억9,000만원을 전부 날린 김모(56ㆍ여) 씨는 요즘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2009년 7월 징역 2년형을 선고 받은 계주 이모(57)씨가 지난해 말 성탄절 가석방으로 나온 후 피해자들을 만나 "다시 계를 들면 돌려받지 못한 곗돈을 탈 수 있다"며 활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주인 이씨는 계가 깨지기 직전인 2008년 11월 73개 계좌에 217억원의 자금을 운용했으며 2009년 2월 사기 혐의로 구속될 당시 70여명인 계원들의 피해액이 130억원에 이를 정도. 매달 계원의 불입액이 1,000만원 내지 2,000만원일 정도로 큰 계였고 유명연예인과 정치인의 부인도 이 계에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사정 악화로 계가 깨지면서 피해자 5명의 고소로 이씨는 결국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성탄절 특사로 석방됐다.
이씨가 출소 후 다시 강남 일대에서 귀족계 재건 움직임을 보이자 피해자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이씨는 "다시 계를 들면 못 받은 곗돈을 받게 해주겠다" "나는 사기꾼이 아니라 경제사범"이라는 등의 말로 피해계원들을 끌어들이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씨를 고소하지 않았던 피해자 4명이 5~6월 서울 강남경찰서와 이씨의 주거지가 있는 동작경찰서에 사기 혐의로 이씨를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김씨는 "이씨가 아직도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려 해 고소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마음계 피해자들 70여명 중 곗돈을 받지 못한 다른 피해자들도 피해자협의회를 구성하고 이씨를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고소인 조사를 마쳤고 조만간 이씨를 불러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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