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권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반면 여당과 청와대는 야권 등 시중의 반대가 적지 않은 상태에서 낙점된 두 사람이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새로운 의혹이 불거져 나올까 봐 잔뜩 긴장하고 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측근을 사정라인에 오기로 배치한 것은 정권 말기 권력형 친인척 비리를 은폐하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여당에 유리한 판을 짜겠다는 불순한 의도"라고 공세를 펴면서 '현미경 검증'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중 병역면제와 위장전입 의혹이 잇따라 터진 한 후보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후보자가 고려대 재학 시절 미식축구를 하다 허리를 다쳐 수술을 받고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해명에 대해 "한 후보자가 허리를 다친 적이 없다"는 축구부 동기의 증언이 나오자, 민주당에서는 "꼬이는 해명이 나올 줄 알았다"며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민주당이 이 부분에 대한 공세채비를 갖추자, 한 후보자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간의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한 후보자는 "미식축구로 인한 부상이 점점 악화했고, 결국 증상이 심해 수술을 받았다. 서울대병원에 기록이 다 남아 있다"면서 "사법시험 합격 뒤라 경력이 인정되는 법무관을 피할 이유도 없었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증거자료로 1981년 8월 한 후보자가 수술 받은 서울대병원의 의무기록인 '퇴원 요약지(discharge summary)'를 공개했다.
민주당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한 후보자의 위장전입 의혹과 재산증식 과정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재산과 관련해서는, 한 후보자가 지난해 재산공개에서 신고한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소재 시가 약 10억원과 13억원의 아파트 2채를 겨냥하고 있다. 한 후보자는 이에 대해 "부인 명의 아파트는 장인이 증여한 주택을 판 돈으로 매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권 후보자에 대해서는 2009년 검찰총장 인선에서 천성관 후보자에게 밀린 과정을 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모 지역 건설사 대표가 권 후보자의 '스폰서'라는 하자가 발견돼 당시 권 후보자가 낙점을 받지 못했다는 루머가 민주당 안팎에 떠돌고 있다.
하지만 권 후보자의 측근은 "그런 의혹이 있었다면 권 후보자가 민정수석에 발탁됐겠느냐"며 "임명권자는 당시 권 수석을 총장보다는 민정수석에 기용할 의지가 강했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자 관련 의혹이 잇따라 터지면서 한나라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사위 소속 한 의원은 "한 후보자가 벌써 말이 바뀌는 것 같아 느낌이 좋지 않다"고 했고, 다른 의원도 "검찰 내부에서 평판이 안 좋다는 말이 들리는데 검찰 내부 제보가 있다면 청문회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튀어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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