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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이후 처음 웃었다… 일본 여자축구, 미국 꺾고 사상 첫 월드컵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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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이후 처음 웃었다… 일본 여자축구, 미국 꺾고 사상 첫 월드컵 우승

입력
2011.07.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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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 나데시코 재팬." "나데시코의 활약은 금메달을 넘어섰다."

도호쿠(東北) 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이후 불안한 나날을 보내던 일본이 이역만리에서 날아온 낭보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일본 여자 축구국가대표팀은 1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코메르츠방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1 독일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미국과 2-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3-1로 승리,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아 성인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이 개최하는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의 간판 사와 호마레는 득점왕(5골)과 최우수선수(MVP)상을 함께 받았다.

미국은 후반 24분 알렉스 모건이 긴 패스를 왼발로 마무리, 첫 골을 넣었지만 일본은 후반 36분 미야마 아야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연장전에서도 한 골씩을 주고 받은 양팀은 승부차기에 들어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1991년 첫 대회부터 꾸준히 본선에 진출하고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독일, 스웨덴, 미국 등 강팀을 차례로 꺾음으로써 실력을 과시했다.

일본이 우승하자 스포츠 신문 등은 일제히 호외를 발행하고 축구 대표팀인 '나데시코(패랭이꽃·청초한 아름다움을 가진 일본 여성을 일컫는 말) 재팬'의 우승 소식을 신속하게 전했다. 언론은 "스물네번 맞붙어 한번도 이기지 못한 미국을 꺾어 더욱 값진 경기"라고 치켜세웠다.

밤잠을 설치며 경기를 지켜본 국민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흥분을 억누르지 못했다. 도쿄(東京)의 시부야 거리는 만세 소리와 일본 국기로 물결쳤다. 주장 사와 호마레의 고향인 도쿄 후추시에서는 주민 60여명이 마을 문화센터에서 함께 TV를 시청했는데 스도 타카오 문화센터장은 "사와 선수 같은 스타가 우리 동네에서 배출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NHK는 이번 우승이 대지진으로 피난 생활을 하는 주민들에게 적지 않은 용기를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전 사고로 후쿠시마시 아즈마 종합공원에 피난중인 한 주민은 "고군분투한 선수들을 보며 우리도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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