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교육 개혁의 상징이 된 워싱턴이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무능교사를 대량 해고했다. 실적을 기준으로 엄격한 교사평가제도를 도입했던 한국계 미셸 리 전 교육감의 정책을 계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워싱턴 교육당국이 교사 업무수행평가프로그램(IMPACT)에 따라 교사 206명을 포함, 413명의 교육 공무원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해고 통보를 받은 교사 가운데 65명은 IMPACT 평가에서 즉시 퇴출에 해당하는 부적절 등급을 받았으며, 나머지 141명은 지난해에 이어 '거의 효과적이지 못함' 등급이 매겨졌다.
IMPACT는 수업참관(30분씩 5회)과 9개 측정 항목에 근거해 교사 역량을 평가하는 제도로, 지난해부터 워싱턴 지역 학교에서 시행됐다. 평가 등급은 총 4단계(매우 효과적, 효과적, 거의 효과적이지 못함, 부적절)로 나뉘는데 '부적절 및 2년 연속 거의 효과적이지 못함' 판정을 받은 교사는 즉시 교단을 떠나야 한다. 반면 '매우 효과적'으로 평가된 교사(663명)에게는 최대 2만5,000달러(약 2,650만원)의 성과급이 지급된다.
올해 해고된 교사는 워싱턴 전체 교사(4,100여명)의 5%에 해당하며 지난해 해고자(75명)의 3배에 달한다. IMPACT가 처음 시행된 작년에는 부적절 등급으로 분류된 교사들만 해고됐었다.
WP는 "교육감의 교체에도 불구, IMPACT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을 위한 유용한 교사평가 도구임이 입증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셸 리 전 교육감은 지난해 10월 자신을 교육감으로 발탁한 애드리언 펜티 시장이 시장 후보 경선에서 교원노조의 지원을 받은 상대 후보에게 패하자 중도 사퇴했다. 카야 헨더슨 현 교육감은 "지난해 '거의 효과적이지 못함' 등급을 받은 교사 566명 가운데 60%가 올해 평가 등급이 상승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평가기준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교원노조는 "IMPACT가 개별 학교의 다양한 여건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례로 올해 최상위 등급을 받은 교사의 21%는 학교 재정이 넉넉한 노스웨스트 3구에 몰려 있다. 구조적 차이점이 존재하는데도 단순 성과만 가지고 교사 능력을 검증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얘기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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