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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알바생 억울한 죽음 보상 안하나" 한대련 30여명 이마트 탄현점서 촉구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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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알바생 억울한 죽음 보상 안하나" 한대련 30여명 이마트 탄현점서 촉구 회견

입력
2011.07.1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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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기업이면, 유족들과도 소통하라." "유족과의 협상에 적극 나서라."

17일 오후 1시께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이마트 탄현점 앞. 잔뜩 찌푸린 하늘과 눅눅한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학생 등 30여명이 '고 황승원 학우 추모 및 유족들에 대한 이마트 책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달 2일 이마트 탄현점 지하 1층 기계실에서 냉방기를 점검하다 냉방기 제조업체 직원 세 명과 함께 숨진 황승원(22)씨에 대한 보상이 늦어지자 이를 촉구하기 위해 온 것이다. 황씨는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냉방기 제조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변을 당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이들은 매장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이마트 측이 셔터문을 내리고 보안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막는 바람에 30여분간 격렬한 몸싸움을 벌어졌다. 하지만 김종민 서울시립대학교 총학생회장이 이마트 탄현점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선에서 양 측의 실랑이는 마무리됐다.

김 학생회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업체 내에서 네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도 이마트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보상 절차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의 기계를 제조ㆍ공급한 트레인코리아 측도 책임이 있지만 이마트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만큼 이마트와 트레인코리아가 서로 합의해 일괄적으로 보상 문제를 타결해야 한다"고 했다.

이마트 탄현점 사고 희생자들이 2주일이 지나도록 보상을 못 받고 있는 것은 사고 발생 장소인 이마트 측과 문제의 터보냉동기를 제조ㆍ공급한 트레인코리아가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 측은 "경찰 조사에서 사고 원인이 규명되면 보상 활동에 적극 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경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책임 소재에 따라 보상 여부를 결정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트레인코리아는 미국에 있는 모(母)기업 측에 사건 일체를 일임한 상태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법적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으로 번질 경우 희생자들의 보상절차가 기약 없이 미뤄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사고 피해자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고, 도의적인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은 아니다"며 "트레인코리아도 세계 100여개 국에 물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인 만큼 현명하게 대처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확답을 피했다. 트레인코리아 측은 "유가족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도 유가족 보상을 우선 순위로 올려놓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족 측은 "양 측이 원론적인 이야기만 할 뿐 보상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며 "서로 책임 회피에만 급급해 하지 말고 솔직하고 진지하게 책임지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양=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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