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월급으로 13만 원을 준 부실 대학의 실상이 알려져 충격을 준데 이어 이번엔 전남 순천의 4년제 사립대 명신대학교의 기막힌 비리 실태가 드러났다. 교육과학기술부 감사에서 적발된 내용은 대학 비리와 부실 관리감독의 종합판이다. 이 대학은 기준에 형편없이 미달하는 데도 버젓이 대학 설립 인가를 받아낸 뒤 설립자와 부인, 딸과 아들이 이사장 총장 부총장을 돌아가면서 맡아 온갖 전횡과 비리를 일삼았다. 학생 등록금을 개인계좌로 관리하면서 제멋대로 빼내 쓰는가 하면, 생활비와 아파트 관리비, 차량유지비, 개인소송비용까지 교비로 충당하는 극도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운영되는 학교의 학사관리가 제대로 될 리 없다. 무자격 학생을 대거 편법으로 입학시키고, 학교에 제대로 나오지도 않은 학생들에게 높은 학점을 남발했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 졸업생 평점평균 조사에서 100점 만점에 92점으로 전국 1위를 기록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다. "돈만 내면 수업을 안 들어도 학점을 주는 대학이 수두룩하다"는 세간의 소문이 확인된 셈이다.
교육부는 법인 이사진 승인을 취소하고 설립자 가족을 검찰에 고발하고 남발한 성적도 무효화하는 전례 없는 강경조치를 취했다. 뒤늦었지만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교육부는 빼돌린 교비를 채워 넣는 등 회복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학교 폐쇄, 법인 해산 등의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름도 처음 듣는 지방대학의 극단적 사례로 여길 일이 아니다. 지난해 사립대 경영진단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전체의 36%, 100여 개 대학의 운영 실태는 크게 나을게 없다. 이런 마당에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지난해 세종대 조선대 상지대 등에 이어 대구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등의 구(舊)재단을 속속 복귀시키고 있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그릇된 관용은 악덕 재단과 교육 모리배 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 학생과 학부모, 사회의 피해를 키우게 마련이다. 사학 비리에 온정주의는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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