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색 엔진의 사용이 사람의 기억 방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은 미 컬럼비아대 벳시 스패로우 박사 연구진의 실험 결과 인터넷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기억한 정보를 쉽게 잊어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패로우 박사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모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구글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 : 손가락 끝으로 정보를 얻는 결과’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검색엔진이 우리의 기억 방식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번 실험은 스패로우 박사와 하버드대의 다니엘 웨그너,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의 제니 리우 등이 수행했다.
연구진들은 하버드대 학생 60명에게 ‘타조는 눈이 뇌보다 크다’ 같은 40개의 정보를 전달한 뒤 실험 참가자 절반에게는 이 정보가 컴퓨터에 저장돼 있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입력 정보가 지워진 것으로 믿도록 했다. 그 결과 입력 정보가 지워졌다고 믿는 학생들의 기억력이 월등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패로우 박사는 “나는 야구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남편이 야구를 잘 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궁금한 게 있으면 남편에게 물어보지 따로 관련 내용을 기억하지는 않는다”며 “사람들은 정보를 나중에 다시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기억하려 노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컬럼비아대 학생 34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또 다른 실험에서는 사람들이 특정 정보의 내용보다는 그 정보가 저장된 장소를 더 잘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패로우 박사는 “인터넷이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연구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이번 실험은 인간의 기억 방식이 인터넷에 적응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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