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읽을만한 책' 추천이 경쟁처럼 되다 보니 추천도서에 딴죽 걸어 대안 리스트를 발표하는 풍경마저 벌어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2004년부터 휴가철을 앞두고 발표해온 'SERI CEO 추천도서'는 SERI의 이름값에 힘입어 경영인들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필독도서처럼 인식되고 있다. 이를 비판해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지난해부터 'Sorry CEO 추천도서'를 소개하고 있다. 'Sorry'는 'SERI'의 발음에 빗댄 것으로 '미안하지만 그 목록은 아니올시다'는 의미다.
SERI는 지난 6일 올해의 추천도서로 17종의 경제ㆍ경영서와 인문ㆍ교양서 목록을 내놓았다. 경제ㆍ경영 부문에는 중국 아프리카 등 신흥국을 다룬 도서와 최근 부상하고 있는 행동심리학 책이, 인문ㆍ교양 부문은 자기성찰을 강조하거나 고전을 통해 현실을 재조명하는 책이 다수 선정됐다.
이 목록이 나온 다음날 알라딘은 기다렸다는 듯이 '2011 여름 최고의 화제 Sorry CEO 추천도서'를 공개했다. 모두 20종으로 4종씩 묶은 분야별 타이틀이 '세상을 바꾸는 힘' '돈과 자본 제대로 알기' '이 땅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것' '마음의 평안 찾기'다.
SERI의 추천도서가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판단력으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책 위주라면, 알라딘은 한국, 나아가 자본주의 사회의 노동 현실을 고발하는 책들이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SERI가 도서 선정 과정에서 소설 등 문학류를 제외하는 데 대해 홈페이지 댓글을 통해 "최근 공개된 빌 게이츠의 도서 목록에는 소설이 3권이나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의 대형출판사 스콜라스틱이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준 목록을 작성해 달라(올 여름 읽을 책은 아니다)는 캠페인에 동참해 빌 게이츠는 10종의 책 목록을 올렸다. 그 중 국내에 번역 소개된 것으로는 <호밀밭의 파수꾼> <분리된 평화> <헝거 게임> (이상 소설) <이성적 낙관주의자>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 (이상 과학) <게이츠가 게이츠에게> (경제)가 들어있다. 게이츠가> 파인만의> 이성적> 헝거> 분리된> 호밀밭의>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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