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국민들도 검찰을 불신했어요. 하지만 당시 검사였던 이준 열사만큼은 '호법신(護法神)'으로 칭송받았지요. 권력에 공명정대하려고 노력했던 이 열사를 국민들이 알아본 것입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 갈등으로 김준규 검찰총장이 검찰을 떠난 13일, 소설 <황제의 특사 이준> 을 쓴 임무영(48ㆍ연수원 17기) 서울고검 검사의 마음은 착잡했다. 그는 검찰의 위기를 인정하면서도 해법을 이 열사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설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황제의 특사 이준> 은 이 열사의 행적을 조명한 첫 장편소설로 순국 104주년에 맞춰 14일 출간된다. 황제의> 황제의>
소설은 방대한 사료와 현지 답사에 근거해 1세대 검사로서의 행적과 헤이그에 특파돼 순국하기까지 일대기가 3부로 나눠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6개월 동안 소설을 썼다는 임 검사는 "이 열사는 현직 검사 때 자신이 가진 권한을 공정하게 행사하려고 항상 노력했다"며 "특히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치우치지 않으려 자신을 다스린 부분은 후배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임 검사는 국민의 검찰 불신을 해결할 지름길도 이 열사의 삶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열사의 삶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아무리 시대가 부패하고 관료 조직이 무능해도 백성들은 항상 올바른 법조인을 알아봤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며 "겸손하면서도 검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이 열사의 자세로 돌아가는 것이 (검찰이)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24년째 검찰에 몸 담고 있는 그는 소설 <검탑> 을 집필한 '경력 작가'로 분류된다. 군 법무관 시절 천리안에 습작 소설을 연재했던 게 소설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됐다. 부인 한영희씨도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이번 소설에 공동 저자로 참가했다. 검탑>
앞서 검찰은 이 열사의 숭고한 뜻과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검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학술 심포지엄을 연데 이어, 지난 4월엔 현직 검사 2명을 헤이그로 파견해 여정을 재현하는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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