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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뿔' 살인 가뭄에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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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뿔' 살인 가뭄에 절규

입력
2011.07.1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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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뿔(The Horn of Africa)’이 죽어가고 있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동쪽 끝 코뿔소 뿔처럼 뾰족하게 튀어나온 소말리아반도의 에리트리아,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지부티, 케냐. 한반도 면적의 9배(258만㎢)가 넘는 이 나라의 주민들이 60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최근까지 이미 1,00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200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은 영양실조 상태에 놓여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에 시급하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반 총장은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1,100만명 이상의 지역 주민들이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며 생사의 기로에 있다”며 회원국들의 신속한 구호자금 기부를 촉구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필요한 구호자금 16억 달러 가운데 유엔에 모인 것은 절반에 불과하다는 것. 반 총장은 유엔 관련기구 수장들과 긴급 회의를 소집하는 한편 필요한 물자를 기부할 국가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할 예정이다.

가뭄과 기근 등으로 인한 고통은 특히 아이들에게 치명적이다.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따르면 케냐에서는 2009년에 비해 세 배나 되는 6만5,000명의 아이들이 죽음에 직면해 있다. 소말리아의 경우 사망자 6명 중 1명은 다섯 살이 되기도 전에 죽은 아이들이다.

극심한 가뭄으로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AFP통신은 최근 몇 달새 수만 명의 소말리아인들이 구호의 손길을 찾아 인근 국가인 케냐와 에티오피아로 위험한 길을 떠났다고 전했다. 아드리안 에드워드 유엔난민기구(UNHCR) 대변인은 “매주 수천 명의 소말리아인들이 케냐 국경 인근 다다브 난민캠프에 모여들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난민캠프로 알려진 다다브 캠프의 수용 규모는 9만명 정도지만 현재 40만명이 밀집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12년마다 이 지역에 닥치던 가뭄은 그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 최근 2년간 극심한 강우량 부족에 시달렸고 9월이나 돼야 비가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일회적인 구호만으로는 가뭄이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조셋 시런은 “기후 변화로 인해 동부 아프리카 지역 사람들은 물 부족으로 인한 기근에 늘 고통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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