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방문자 5,800만명에 달하는 파워블로거 ‘베비로즈의 작은 부엌’ 운영자 H씨는 지난해 9월 ‘농약, 중금속 등을 모두 제거해준다’며 한 업체에서 금품을 받고 오존세척기 추천 글을 올렸다. H씨는 이 제품의 공동구매까지 진행, 소비자 몰래 수수료 명목으로 2억1,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돈을 받은 사실을 숨긴 H씨는 소비자 입장에서 글을 쓰고, 싼 가격에 제품을 살 수 있도록 다리를 놔준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이 기준치 이상의 오존을 발생시킨다는 이유로 해당 제품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권고하면서 대가성이 드러났다. 소비자들은 “유명한 블로그라 믿었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인터넷 권력으로 자리잡은 파워블로거의 이런 횡포를 막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13일 대책을 내놨다. 공정위가 마련한 ‘추천ㆍ보증 등에 관한 표시ㆍ광고 심사지침’에 따라 파워블로거가 광고주에게 현금이나 물품을 받은 사실을 숨기고 추천 글을 올리면 광고주에게 해당 상품 매출액의 2%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
공정위는 또 공동구매를 진행하면서 판매수수료 등 대가성을 밝히지 않는 블로거에 대해 전자상거래법을 적용할 방침이다. 블로거를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보고 고객을 기망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인데, 최초 1회는 시정조치와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반복하면 형사 고발까지 할 수 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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