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품 업계에 '유산균 전쟁'이 치열하다. 건강 증진을 돕고 생존력이 강한 유산균을 내세운 요구르트 뿐 아니라 일반 음료수까지 유산균을 첨가하면서 식품업계에 유산균 바람이 불고 있다.
11일 유제품 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시되는 신제품 요구르트는 대부분 프로바이오틱 유산균을 병 당 10억 마리 이상 함유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 유산균이란 수많은 유산균 중 과학적 임상 실험을 통해 건강 증진에 도움을 주는 것이 확인된 능력있는 유산균들을 통칭한다. 종류 역시 매우 다양하다. 10억 마리 이상을 넣는 이유는 요구르트를 통해 섭취된 유산균이 장까지 살아서 도달하는 확률이 낮기 때문.
매일유업의 '퓨어'는 5가지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함유하고 있는데, 그 중 LGG유산균이 대표주자다. LGG 유산균은 1985년 발견된 이후 세계 곳곳에서 권위 있는 논문만 481편이 발표될 정도로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업체에 따르면 장의 활성화를 돕는 것은 물론 급성 감염성 설사, 항생제를 복용하고 발생하는 설사 등을 예방하는 기능도 있다. 어린이들의 호흡기 감염 질환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한국야쿠르트의 'R&B'는 과민성대장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한 RBB 유산균을 사용한다. 연구진은 한국인 체질에 맞는 유산균을 발견하기 위해 한국인의 장에서 직접 유산균을 채취했다. 특히 'R&B 리듬'은 프로바이오틱 락토바실러스 유산균을 한 병에 140억 마리나 함유한 제품이다. 전체 유산균 함유량이 100억 마리 이상인 요구르트는 많지만 프로바이오틱 유산균만 100억 마리 넘게 함유한 제품은 이 제품이 유일하다.
남양유업의 장수 히트상품인 '불가리스'도 지난해 '자연의 시작 불가리스'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프로바이오틱 혼합 유산균을 첨가했다. 지난해부터 떠먹는 요구르트 붐을 일으키고 있는 '떠먹는 불가리스'도 같은 유산균이 들어 있다.
요구르트가 유산균 제품의 99%를 독식해 왔던 국내 식품업계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유제품이 아닌 다른 음료에도 유산균을 첨가하면서 색다른 변화를 꾀하고 있다.
풀무원은 '식물성 유산균 명일엽', '식물성 유산균 마' 등 소위 식물성 유산균이라고 주장하는 즙 제품을 내놓았다. 풀무원은 식물성 유산균이 주로 인체나 동물의 장에서 채취해 배양되는 일반 유산균과 달리 김치 등 식물성 식품에서 추출해 국내산 쌀즙으로 배양했기 때문에 한국인에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롯데칠성이 내놓은 '참두콩이 유산균을 만났을 때' 역시 두유를 프로바이오틱 유산균으로 발효시킨다는 독특한 아이디어 제품이다. 대상FNF의 '오래오래 맛있는 김치'는 이미 유산균이 풍부한 김치에 식물성 유산균 발효액을 더 넣어 김치가 너무 빨리 시어지지 않도록 하고 김치 본연의 풍부한 맛을 오래 느낄 수 있게 했다.
비 유제품 유산균 음료가 계속 출시되면 한국야쿠르트ㆍ남양유업ㆍ매일유업 등 기존 유가공업체와 경쟁이 심해질 전망이다. 한 유제품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유제품 업계에선 여름이 비수기이지만, 최근 식품업계가 '유산균 전쟁'을 치르면서 예전과 달리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건강과 안전을 중시해 요구르트 구입 시 병에 쓰여 있는 유산균 이름과 마릿수까지 비교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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