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상주 상무의 이수철(45) 감독이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의 부모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및 공갈)로 11일 군 검찰에 구속됐다. 프로축구 승부조작과 관련해 선수와 브로커 63명이 적발된 데 이어 현역 감독까지 구속되면서 K리그는 사실상 정상적인 리그 운영이 힘들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 검찰단에 따르면 이 감독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상무 소속 김동현 선수의 부모에게 “승부조작에 연루된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계속 경기에 출전시켜주겠다”며 돈을 요구, 두 차례에 걸쳐 1,000만원 가량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인 김동현은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달 군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이 감독은 9일 FC서울과의 K리그 원정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승부조작 연루 의혹을 받았다. 당시 상주 구단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8일 군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 감독은 승부조작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성국(수원)의 발언으로도 의혹이 증폭됐었다. 최성국은 검찰 조사에서 상무 시절 승부조작 제의를 받은 사실을 이 감독(당시 코치)에게 알렸지만 묵살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결국 이 감독의 구속으로 인해 결국 최성국의 주장이 사실로 증명된 셈이다.
현역 사령탑의 구속으로 K리그 승부조작 파문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축구계 관계자들은 그 동안 “선수뿐 아니라 지도자도 승부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왔다. 이 같은 소문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승부조작 파문은 코칭스태프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감독의 구속 소식을 접한 상주는 충격에 빠졌다. 이미 주축 선수들의 혐의가 밝혀져 선수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주는 사령탑까지 이탈해 정상적인 리그 경기를 치르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군 검찰은 지난해 K리그 승부조작에 가담한 상주 상무 소속 9명을 적발해 3명을 구속하고 6명을 불구속 기소한 상태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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