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목
밤의 입천장에 박힌 잔이빨들, 뾰족하다
저 아귀에 물리면 모든 罪가 아름답겠다
독사의 혓바닥처럼 날름거리는, 별의 갈퀴
하얀 독으로 스미는 罪가 나를 씻어주겠다
● 오늘밤에도 별이 뜨겠지요.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이 누군가 힘겨운 꿈을 이루려다 흘린 눈물방울 같을 때가 있습니다. 에이드리언 리치의 시집을 펼치니 단두대에서 최후를 맞이한 프랑스혁명가 당통에게 건네는 구절이 나오네요. “우주의 눈물이 모두 별인 건 아니죠, 당통. 몇 개는 잘 연마된 알루미늄과 강철로 만들어진 위성들이에요.”
모든 이상주의자들은 별을 사랑합니다. 별의 뾰족한 이빨에 물려서 통념이 죄라고 규정하는 일들을 벌이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아름다운 죄를 지으려면 제대로 연마된 마음과 강철 같은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물론 강철 의지로도 실패하는 일이 생길 테지만, 하얀 독처럼 스민 죄로 우리의 하루가 환하고 청량하기를! 오늘도 반짝, 눈물 같은 별이 뜨겠군요.
시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