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새로운 자존심으로 떠오른 베이징(北京)_상하이(上海) 고속철이 개통 11일만에 멈춰 섰다. 일부에서는 안전 운행 등 충분한 시험을 하지 않고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중국 특유의 ‘체면공정(面子工程)’을 근본 원인으로 꼽았다.
베이징 신경보(新京報)는 강한 바람을 동반한 폭우가 내린 10일 오후 6시께 산둥(山東)성 취푸(曲阜) 부근 하행선에서 차량에 갑자기 전력 공급이 끊어지는 정전사고가 발생하면서 고속철 운행이 중단됐다고 11일 보도했다. 이로 인해 일대를 지나는 하행선 열차가 줄줄이 멈춰 베이징을 출발, 상하이를 거쳐 항저우(杭州)로 향하던 G39 열차 등 하행선 19편이 2시간 이상 운행이 지체됐다. 일부 고속철 차량은 선로에 대기하는 동안 축전지가 모두 소진되고 객차 내 에어컨마저 꺼져 무더위를 참지 못한 승객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고속철은 오후 7시37분 전력선 수리를 마치고 정상 운행을 재개했다.
철도 당국은 고속철이 개통 11일만에 멈춘 것에 당혹해 하면서도 돌풍을 동반한 폭우에 따른 사고일 뿐 열차 자체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서둘러 해명했다. 그러나 왕이(網易) 등 중국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고속철의 안전 문제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비난의 글들이 폭주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고속철에 대한 국민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시험 운행도 제대로 하지 않고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 시점에 맞춰 조기 개통하는 배짱이 어디서 나온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