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0일 내년 대선 전망에 대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는 당의 후보가 대선에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민들은 차기 정권을 누구에게 줄 것인가를 감안해서 내년 12월 대선에 앞서 4월에 치러지는 총선에서 투표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손 대표는 내년 총선의 의석 목표에 대해 "민주당은 과반 의석 확보를 통해 제1당이 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국민으로부터 민주당에 정권을 맡겨도 된다는 신뢰를 얻고 정권교체를 위한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의 '3+1'(무상 급식ㆍ보육ㆍ의료 및 반값 등록금) 복지 정책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변환기에는 파격적 변화를 수반해야 한다"며 "올해 복지 예산을 작년에 비해 0.5% 정도씩 늘리는 차원이 아니라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경제구조와 틀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복지는 새로운 성장의 틀"이라며 "복지를 통해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_최근 일본과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소감은.
"민주당에 대한 신뢰를 심어준 것 같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은 '앞으로 민주당이 여당이 되든 야당이 되든 장기적으로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중관계의 중요성에 비춰볼 때 중국 차세대 지도자의 이 같은 언급에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 진보진영은 외교에 관심이 적다는 일부의 지적도 있었는데, 우리는 앞으로 신뢰의 외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_미국과 러시아도 방문할 계획이 있는가.
"상대국의 일정과 국내 정치 일정을 감안해서 가급적 연내에 방문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다."
_한나라당에 '세대교체' 지도부가 등장했다. 앞으로 민주당 전당대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당이 더욱 젊어지는 것은 민주당도 지향하는 바다. 하지만 세대교체를 물리적 연령으로만 보는 것은 문제다. 새로운 시대정신을 어떻게 담아내느냐가 중요하다."
_새로운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민생을 제1의 정치 목표로 삼고, 제대로 된 민주 의식과 남북평화에 대한 올바른 신념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다. 또 보편적 복지가 커다란 시대적 흐름인데 이것들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
_새로운 시대정신을 갖춘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많이 있잖아요. 대표니까 말을 아껴야지."(웃음)
_총선 승리를 위해 호남의 명망 있는 인사들이 수도권에 출마하고, 호남에는 참신한 새 인물을 출마시키는 등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물갈이보다는 혁신과 활력 등의 표현을 쓰고 싶다. 이를 통해 민주당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것이 필요하다. 김효석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호남 지역구를 버리고 수도권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아주 좋은 신호이다.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영역인 수도권을 개척하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김 의원이나 장영달 전 의원처럼 당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수도권이나 영남에 진출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중진들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도록 하고 새로운 인물들을 충원함으로써 총선에서 새로운 오케스트라의 향연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
_하지만 내년 총선에 대비한 인재 영입 작업에 진척이 없는 것 아닌가.
"구상뿐 아니라 많은 움직임이 있다. 하지만 인재 영입 문제에서는 오히려 속도를 늦추고 있다. 개별 인재 영입보다 야권통합이 더 중요하다. 통합을 위한 환경을 마련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야권통합에 참여하는 분들도 인재 영입의 대상일 수 있기 때문에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_야권의 또 다른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영입 대상인가.
"물론이다. 문 이사장이 정권교체를 위해 자기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총선을 앞두고 야권통합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민주당은 문 이사장이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_내년 총선 때 지역구인 성남 분당을에 출마할 생각인가. .
"나의 어떤 처신이 당과 야권통합, 정권교체를 위해 필요한 것인지가 판단의 기준이다. 국민과 지역주민의 의견을 듣겠다. 지난 번 분당을에 출마할 당시에도 내 개인을 기준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모든 걸 열어두고 내가 필요한 곳으로 가겠다."
_내년 대선에서 만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야권 통합 후보가 1대 1로 대결할 경우 어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가.
"여러 번 말했지만 51 대 49 의 접전이 벌어질 것이다. 그리?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본다.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이다. 역대 대선 결과와 시대 상황을 놓고 분석하면 시대가 요구하는 사람과 정당이 이겼다."
_시대정신이 민주당 쪽에 있다고 단정할 수 있는가.
"민주, 민생, 평화가 시대적 요구이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해서 보편적 복지사회로 갈 수 있게 하고, 남북관계를 평화와 번영으로 이끌 정당의 지도자가 시대 정신을 담을 수 있는 것이다. "
_내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박근혜 대세론'이 거론되는데.
"현재 상태에서 그런 것이고 내년 12월에 보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_손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해 전당대회 직후와 4∙27 재보선 직후 15%에 육박했다가 다시 떨어졌다. 때문에 지지율 상승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고마운 것 아닌가요. 국민이 그만큼 지지를 해 준다는 것에 대해 고맙게, 소중하게 생각한다. 국민들은 한꺼번에 지지해주지 않는다. 국민들에게 '누가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하는 결정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그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당장 결정해야 하는 게 아니므로 현재의 지지율로 내년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지지해주는 국민들의 뜻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_정부와 한나라당이 8월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방침을 밝히고 있는데.
"한나라당이 한미FTA비준을 일방적으로 강행할 수 있겠는가. 민주당은 한미FTA를 맹목적으로 반대하는 게 아니다. 이익균형이 우리의 일방적 양보로 깨진 만큼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만 해도 무역조정지원(TAA)를 통해 피해 산업을 지원하려고 하는데 우리 정부는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
_최근 논란을 빚은 '원칙 있는 포용정책' 발언은 햇볕정책과 조금 다른 것인가.
"외신기자 클럽에서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일본 기자의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원칙 있는 포용정책'을 말했는데, 민주당은 북한에 대해 비판할 게 있으면 비판한다는 뜻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햇볕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서해교전이 벌어졌을 때에는 단호하게 대응하지 않았는가. 그런 기본 원칙을 언급한 것이다."
인터뷰=김광덕 정치부장 kdkim@hk.co.kr
정리=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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