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 3선인 민주당 김효석(전남 담양ㆍ곡성ㆍ구례) 의원이 10일 내년 4월 19대 총선 때 수도권에서 출마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호남 중진들의 잇따른 수도권 출마 및 탈호남 선언이 이른바 '호남 현역의원 물갈이론'의 확산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9대 총선에서 지역구에 안주한 채 수도권에서 전개될 치열한 싸움을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다"며 "새로운 인재 영입의 물꼬를 트고 싶다는 취지도 있다"고 수도권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출마할 지역구는 결정하지 않았다며 "당 지도부와 상의해 전략적으로 상징적인 수도권 지역에서 의미 있는 싸움을 하겠다"고 말했다.
당내 호남 의원 중 수도권 출마 선언은 당 대표 시절 '19대 호남 지역구 불출마'를 일찌감치 공언하고 최근 서울 종로 출마를 검토 중인 4선의 정세균(전북 진안ㆍ무주ㆍ장수ㆍ임실) 최고위원에 이어 두 번째다. 나아가 전북 전주에서 4선을 했던 장영달 전 의원은 지난 6일 경남 의령ㆍ함안ㆍ합천 출마를 선언해 호남 중진들의 탈호남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런 흐름은 호남 중진의 수도권 차출설을 넘어 호남 물갈이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비록 김 의원이 이날 "'호남=기득권=물갈이 대상'이라는 등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다른 의원들에게 무언의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손학규 대표는 전날 김 의원을 격려하면서 "당을 위해 몸을 던질 각오가 있는 줄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면서 "당 변화의 시작"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섭 대변인은 이날 환영 논평을 내고 "호남 물갈이론과는 차원이 전혀 다른 개념"이라면서도 "선당후사(先黨後 私)의 용기 있는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다만 일부 호남 의원들의 반발을 감안할 때 수도권 차출론이나 물갈이론의 확산에 제한이 따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강래(전북 남원ㆍ순창) 의원은 "지역구를 중앙당 바둑돌처럼 생각하지 말고 지역 주민 입장에서도 봐줘야 한다"고 지적했고, 이낙연(전남 함평ㆍ영광ㆍ장성) 의원은 "호남이란 이유로 일률적으로 중진 의원이 나와선 안 된다는 주장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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