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 미국 북동부 메인 주의 한 작업장에서 빵모자를 쓰고 멜빵을 맨 채 맨손으로 물고기를 다듬는 세 소년의 모습(위). 1909년 미국 플로리다 주 담배공장에서 담뱃잎을 말고 있는 소녀의 표정(아래).
20세기 초 저임금 노동현장에 내몰린 아이들을 담은 미국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루이스 하인(1874~1940)의 작품이다. 사진 속 아이들의 순진무구한 눈동자는 많은 이의 심금을 울렸고, 1938년 미국 아동노동법 개정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삶을 기록하고 역사를 바꾼 세계 각국의 사진 작품들이 강원 영월을 찾는다. 2002년 시작해 올해로 10회를 맞은 동강국제사진제가 영월군 동강사진박물관 등에서 22일부터 9월25일까지 열린다. 국내 최대 규모의 사진전으로, 국내외 사진작가의 작품 700여점이 전시된다. 올해는 찰나를 찍는 사진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의미하는 '흐르는 시간, 멈춘 시각'이 주제다.
공동으로 전시기획을 맡은 데보라 클로치코 미국 샌디에이고 사진박물관 관장은 "국경과 시대를 뛰어넘어 사진의 다양한 변화양상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사진제 중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미국사진 반세기'전에는 20세기 초부터 1970년대까지 사진작가 21명의 작품 126점이 나왔다. 회화적 사진을 거부하고 현실을 그대로 포착해 '미국 근대사진의 아버지'라 불리는 앨프리드 스티글리츠, 미국의 웅장한 풍경을 주로 찍은 언셀 애덤스, '거리사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래리 클라크의 작품 등이 대거 소개된다.
이번 사진제에는 미국 미주리대 저널리즘스쿨이 주최하는 68년 역사의 국제보도사진전(Picture of the Year International)도 아시아 처음으로 마련됐다. 각국의 사진작가들이 스포츠, 지역분쟁, 아이티 지진, 걸프만 기름 유출 등의 현장을 날카롭게 포착한 작품 143점이 선보인다.
올해 동강사진상 수상자로 선정된 오형근 작가의 전시를 비롯 강원 지역에서 활동하는 홍인복, 심창섭 등 지역작가 초대전 등 다양한 전시가 함께 열린다. 일반인 대상 사진 교육 프로그램인 동강사진워크숍도 개막과 함께 2박3일간 영월군 여성회관에서 진행한다. (033)375-4554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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