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10시 인천 가정동 루원시티 재개발 현장. 송영길 인천시장과 김수삼 토지주택연구원장 등이 발파 버튼을 누르자, 길이 50㎙, 높이 45㎙에 T자형으로 생긴 15층짜리 상아아파트가 6초 만에 무너져 내렸다. 참석자들은 "우리 기술로 개발한 아파트용 폭파해체 공법이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며 자축했다.
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이날 폭파해체 작업은 순수 벽식구조 고층(10층 이상) 아파트에 적용된 세계 최초 사례. 벽식구조는 아파트 내 벽을 건물의 기둥처럼 삼아 지어 올린 건축공법으로, 1980년대 중반 이후 국내 고층아파트 대부분에 적용됐다. 외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보ㆍ기둥식 철근-콘크리트 골조(RC 라멘조) 건물보다 층간 간격을 줄이고 공사비를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해체할 때 벽식구조 아파트의 벽마다 고유한 구조적 역할이 있어 이를 폭파 전에 정교하게 제거해야 한다는 점. 김효진 첨단해체 연구단장은 "보ㆍ기둥식 건물 폭파는 국내외에서 널리 시행됐지만, 우리나라 특유의 벽식구조 아파트를 폭파하는 방법은 처음 개발됐다"며 "90년대 이후 지어진 국내 벽식구조 고층 아파트만 수백만호에 달해 향후 재개발 과정에서 해체작업의 경제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우리처럼 고층ㆍ고밀도 아파트가 많은 홍콩, 싱가포르 등에 기술수출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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