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이제 겨우 자유를 얻었을 뿐이다."
193번째 독립국으로 탄생한 남수단공화국의 앞날을 두고 희망과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남수단 국민들은 "이제 번영의 기회가 왔다"며 미래를 낙관하고 있지만, 외신들은 이 신생 공화국이 진정한 독립을 얻는데까지 수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독립 이틀째인 10일 남수단은 아직 독립의 환희에 취해 있었다. 8일 밤 12시(현지시간) 남수단 수도 주바의 교회들이 일제히 종을 울리며 독립을 축하했고, 사람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수단(북수단) 국기가 내려지고 새로운 국기가 게양되자 사람들은 서로 입을 맞추며 눈물을 흘렸다.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이 즉시 남수단을 독립국으로 인정하며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독립의 열기가 서서히 식으면서 앞으로 남수단 국민들은 세계에서 가장 내전이 잦고 호전적인 나라들에 둘러싸여, 가장 가난하고 가장 교육 수준이 낮은 나라의 주권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과 맞닥뜨려야 한다. BBC는 현지 르포 기사에서 "새로 출발하는 나라로서 그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통계는 매우 충격적"이라며 남수단이 풀어야 할 숙제를 제시했다.
일단 턱없이 부족한 의료 인프라를 재건하는 것이 급선무다. BBC에 따르면 새로 태어난 아이 일곱 명 중 한 명이 다섯살 이전에 사망하고 임산부 일곱 명 중 한 명이 아이를 낳다가 숨진다. 낮은 교육 수준도 국가 발전의 걸림돌이다. 6~13세 어린이 중 절반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특히 여자 아이들은 6%만 교육을 받는다. 이 때문에 여성의 84%가 글자를 읽거나 쓰지 못한다.
특히 신생국 독립을 가장 위협하는 요소는 국제사회 압력에 밀려 분리독립을 인정한 북수단의 존재다. 북수단은 석유 수익금 분배 등을 두고 여전히 남수단을 위협하고 있어 두 나라 간에 또다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CNN은 "명목상의 이혼을 했을 뿐 아직 국경문제와 석유, 양국 국민들의 시민권 문제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만연한 부패, 종족간 갈등, 자치권 요구 등 내부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하다. 그래서 남수단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분석도 많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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