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파문을 일으킨 뉴스코퍼레이션과의 관계가 속속 드러나면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영국 신문들은 도청과 경찰관 매수혐의로 체포된 뉴스오브더월드(NoW)의 전 편집장 앤디 쿨슨과의 인연이 드러나면서 캐머런 총리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머런 총리는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앤드 쿨슨을 2007년 7월 공보책임자로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 자유민주당 당수 패디 애쉬다운은 “총선 당시 쿨슨과의 관계를 끊지 않으면 연정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닉 클레그 부총리도 쿨슨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캐머런에게 알렸지만 듣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3%는 머독이 정치에 너무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50%는 캐머런과 머독이 지나치게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노동당 당수 에드 밀리밴드는 캐머런이 루퍼드 머독의 아들 제임스가 이끄는 미디어그룹 뉴스인터내셔널과의 개인적 친분 때문에 수렁에 빠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나라에서 뉴스인터내셔널의 사장 레베카 브룩스를 믿는 사람은 캐머런과 루퍼트 머독 둘 뿐”이라고 비판했다.
NoW 편집장을 맡고 있던 쿨슨은 왕실 도청 사건에 연루됐다가 2007년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캐머런의 공보 담당자로 발탁됐다. 그러나 도청 사건이 다시 불거지자 올해 1월 공보 담당을 사퇴했다.
한편 NoW는 ‘감사합니다. 이제는 안녕히(Thank you& Good bye)’라는 제목을 1면에 내걸고 제 8,674호를 마지막으로 10일자로 폐간했다. 콜린 마일러 NoW편집장과 기자 200여명은 9일 밤 마지막 호를 들고 눈물을 흘리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은 도청 사태를 진화하기 위해 런던으로 향했으며 브룩스는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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