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고/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성공하려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고/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성공하려면

입력
2011.07.08 13:01
0 0

내년 3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준비를 위한 부교섭대표회의가 지난달 27, 28일 서울에서 개최됐다. 47개국과 4개 국제기구 대표가 모여 정상 회의에서 채택할 '서울 코뮤니케'에 대해 협의하고, 서울 회의가 2010년 워싱턴 정상회의에 이어 어떤 목표와 의제를 제시할 것인가 등을 논의했다. 우리 대통령 명의의 초청 서한도 이미 발송됐다. 서울핵안보정상회의가 사실상 시작된 것이다. 각국은 서울 회의가 오사마 빈 라덴 사후의 국제 테러 정세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 상황 변화를 감안, 실천적인 비전과 구체적인 목표들을 제시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내년 서울 정상회의는 주최국인 우리에게 많은 도전과 과제를 주고 있다.

첫째 우선적인 중요 의제를 발굴하고, 실천적 비전과 보다 높은 달성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서울 정상회의는 선언적인 것에서 실천적인 것으로 넘어가는 디딤돌이자, 앞으로 정상회의가 나아갈 방향과 목표 달성을 위한 주춧돌이다. 핵안보정상회의는 전세계 GDP의 90%, 전세계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세계 주요 50여개국이 모이는 비핵화ㆍ군축 분야에서의 드문 성공 사례다. 핵확산금지조약(NPT) 비회원국인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을 포함해 모든 참가국이 핵테러 방지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한배를 타고 간다. 서울 정상회의가 보다 주도적인 핵심 목표와 구체 실천 방안을 제시할 때, 국제사회는 이 정상회의를 핵테러 방지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기여하는 중요한 최고위급 포럼으로 인정하고 지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모든 참가국들이 핵 또는 방사능 테러 위협이 시급한 위협이라는 점을 동일하게 인식해야 한다. 이번 후쿠시마 사태시 방사능 누출이 주민의 건강과 환경에 미친 영향을 생각하면 핵테러시의 참혹한 결과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은 어느 한 국가에서의 핵ㆍ방사능 테러가 모든 나라에 즉시 영향을 미치도록 할 것이며, 대외의존도가 90%이상인 한국으로서는 그 후폭풍을 상상조차 하기 두려울 정도다. 알 카에다 등 테러집단이 건재하는 한 보다 강도 높은 테러에 대한 유혹도 건재할 것이다. 테러집단은 '반송주소가 없는 우편물과 같다'는 말이 있는데, 이러한 익명성이 대담한 테러를 부추길 수 있다. 이번 부교섭대표회의에서 후쿠시마 사태와 관련 원자력안전이 핵안보에 어떤 함의가 있는 지와 방사능 테러 방지를 위한 방사성 물질 방호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긍정적이다.

셋째 개별국가 책임 하에 필요 조치를 취하되, 국제협력과 조정을 강화하며 도움이 필요한 국가를 지원해야 한다. 핵물질과 시설의 방호는 개별 정부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하나, 열 경찰이 한 명 도둑을 못 지킨다고 하듯이 불법거래나 밀수 방지를 위한 국경통제, 정보교환 등 국가 간 긴밀한 협력 없이는 핵물질 탈취, 핵폭발장치 제조를 시도하는 일련의 은밀한 국가 간 이동 행위를 효과적으로 막기 어렵다. 핵안보정상회의가 정보교환, 항만 방사능 탐지 시스템 구축 위한 메가포트 구상 등 국경통제를 비롯한 여러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인터폴이 내년 서울 회의에 처음으로 초청된 것은 법집행 활동 강화에 의미가 있다.

아울러 북한 핵문제를 장기간 안고 있는 우리로서는 50여개국 정상이 모이는 핵안보정상회의를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로 나오도록 촉구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한충희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부교섭대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