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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독서중]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소금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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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독서중]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소금꽃나무'

입력
2011.07.08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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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는 책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소금꽃나무> 다."

-왜 이 책을.

"이 책은 지금 한진중공업 부산 공장에서 고공농성 중인 저자의 강연 원고 등을 후마니타스 출판사가 2007년 노동절을 기념해 단행본의 형태로 기획해서 낸 것이다. 나는 이 책이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고 찾아 읽었다. 노총 지도위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직장도 아닌 곳에서, 한 노동자가 180일 넘게 골리앗 크레인에 올라 외로운 투쟁을 계속할 수 있는 동인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이 책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조선소에서 유일한 여성 용접사로 일하다가 해고된 노동자의 목소리다. 잉크를 찍거나 컴퓨터 자판을 두들겨 쓴 책이 아닌, 온몸으로 쓴 피와 땀의 기록이라는 느낌이 든다. 특히 나는 노동의 삶에서 벗어난 슬로라이프, 여유롭고 한가한 삶에 대한 지향 때문에 직장도 그만두고 제주 올레를 만들지 않았나. 하지만 올레길도 결국 또 하나의 삶의 현장이고 사회 생활에서 시달렸던 사람들이 위안을 얻는 공간이다. 우리는 모두 사회에 대한 관심을 놓을 수 없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데도 기본적인 생존마저 보장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너무 많다. 슬로라이프를 추구하든 어쩌든, 아직 투쟁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존재를 깨닫게 하는 책이다."

-인상적인 대목은.

"한 부분만을 꼬집어 말하기 힘들다. 책 제목 <소금꽃나무> 의 소금꽃은 작업복에 드러나는 땀자국이고 나무는 '사람 나무'를 뜻한다. 노동하는 삶의 가치, 사람에 대한 신뢰가 책 전체에 고루 드러나 있다."

-추천한다면.

"사람들은 각자 서로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두가 읽어봤으면 한다. 우리는 다른 층위의 사람들을 뿔 달린 다른 종족,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파악하는 경향이 있다.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기업인들, 개인화 파편화한 세상에 무기력해진 노동자들이 같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소금꽃나무> 는 1980년대 이후 한국사회 노동 현장의 진면목을 기록한 용접사 출신 노동운동가 김진숙씨의 책이다. 중공업 조선소 등 노동 현장 이야기들과 파업 해고 등 저자가 보고 겪은 노동운동의 경험을 생생하게 담았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맞서 크레인에 올라가 농성하고 있는 그를 응원하기 위해 출판사가 최근 한정판을 새로 냈다. 후마니타스ㆍ294쪽ㆍ1만원.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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