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최고위원은 6일 "내년 총선 공천을 18대 총선 때처럼 원칙도 기준도 없이 밀실에서 몇 명이 의도를 갖고 한다면 난리가 날 것"이라며 "잘못하면 당이 깨진다"고 말했다.
친박계인 유 최고위원은 이날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고위원 4명 전원이 홍준표 대표에게 공천에 관여하는 사무총장과 사무1,2부총장, 여의도연구소장 등 4개 당직에 대해서는 홍 대표 경선 캠프 인사를 배제하라고 요구했고, 홍 대표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그는 "홍 대표가 계파 해체를 말하는데 본인부터 화합의 정치를 실천해야 한다"며 "홍 대표가 직계 인사를 데리고 자기 정치를 하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는 앞으로 국민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알리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_경선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했는데.
"지역적으로 영남과 충청, 수도권 일부에서 도와줬다. 친박계도 많이 도와줬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당원ㆍ대의원들이 민생복지를 위해 왼쪽으로 가야 한다는 내 정책을 보고 투표했다. 진짜 변해야 한다는 의미다."
_홍 대표가 계파 활동을 하면 공천 안 주겠다고 언급했는데.
"계파가 사라져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런데 지도부가 없애라고 하루아침에 없어지는가. 친이_친박 갈등은 당사자가 풀어야 한다."
_사무총장 등 당직 인선 방향에 대한 생각은.
"조찬 간담회에서 최고위원들이 홍 대표에게 탕평 인사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저도 친박 지분을 요구하지 않는다. 당직을 갖고 거래하지 않아야 한다."
_초반부터 홍 대표와 충돌하는데.
"홍 대표가 첫날부터 계파와 공천 문제를 얘기한 데 대해 불만이 많다. 공천 얘기하면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가 거기에 빠진다. 지금은 국민을 위한 민생정책 얘기를 해야 한다. 홍 대표와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할 것이다."
-친이계와 친박계의 화합을 위한 방안은.
"친이와 친박의 화합을 위해서 경선 기간에 이를 강조한 원희룡 최고위원과 손을 잡겠다. 원 최고위원이 얘기하는 진정성에 공감하며 내가 먼저 친이와 친박의 화합을 위하는 일에 적극 나서겠다. 청와대 누구와 대화하더라도 원 최고위원이 자리를 만들면 훨씬 부드러워질 수 있는 만큼 계파 화합의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다."
_친박계의 책임이 더 무거워졌다.
"부담이 크다. 친박이 당권 장악한 것도 아닌데 승자의 인상을 줬다. 오만하지 않고 저자세로 겸손하게 가려고 한다."
_앞으로 박근혜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6ㆍ3 회동 이후 신뢰 관계도 구축됐고 박 전 대표가 자신의 비전을 알릴 의무도 있다. 박 전 대표에게 맞는 방식으로 활동할 것이다."
_경선 뒤 박 전 대표를 만났나.
"오늘 만났다. 박 전 대표는 '당이 책임 맡은 부분을 잘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야당 때 엄격한 원칙과 규율로 당을 운영한 것처럼 앞으로도 당을 그렇게 운영해 국민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취지로 들었다."
_박 전 대표와 다른 대선주자 간의 당내 경쟁이 활발해야 하지 않는가.
"대세론이라는 말도 맞지 않지만 치열한 경쟁이 되려면 경쟁자가 국민 지지를 얻어 지지율이 높아져야 한다. 지도부가 인위적으로 만들 수는 없지 않느냐."
_바람직한 당청 관계의 방향은.
"당청이 민생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합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청와대가 이 부분에 대한 당의 의견을 인정해야 한다. 청와대는 임기 말을 잘 마무리하고 당이 미래를 보고 나아가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당이 바뀌지 않으면 어떻게 총선에서 이기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겠는가."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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