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석가탑 도굴 미수 사건이 나면서 탑 속에 잠들어 있던 '묵서지편(墨書紙片)'이 발견됐다. 이 문서에는 천 년 전 석가탑이 겪었던 거대한 재앙이 낱낱이 기록돼 있었다.
7일 밤 10시 방송하는 KBS1'역사스페셜'은 묵서지편을 통해 밝혀진 석가탑 신화를 파헤친다. 묵서지편 발견 당시 문서가 시루떡처럼 층층이 쌓여있는 데다 딱딱하게 굳어 있어 판독이 쉽지 않았다. 문서 훼손은 물론 순서도 뒤죽박죽이라 학자들의 정교한 작업과 연구가 필요했다. 노력은 결실을 봐 2009년 국립중앙박물관이 묵서지편 판독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8세기에 세워진 뒤 1,200년 간 단 한 차례도 보수된 적이 없다는 기존의 믿음과는 다른 것이었다. 문서에서 1024년과 1038년 두 차례 불국사의 탑을 보수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석가탑 보수 원인은 전국을 강타한 지진 때문이었다. 불국사는 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봤고 석가탑은 기울어 붕괴 위기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자금부족으로 곧바로 수리하지 못하고 시주를 받아 몇 년 뒤 붕괴 직전에야 승려들이 수리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말한다. 각종 역사 문헌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에 100여건, 에 190여건, 에 무려 2,000건이 넘는 지진기록이 있다. 방송에서는 일정한 주기로 한반도를 뒤흔들었던 지진의 역사와 독특한 내진설계로 지진에 대비한 불국사와 첨성대 등을 통해 지진에 대비한 신라만의 독특한 건축 기법을 추적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