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5일(현지시각)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정크)등급으로 강등했다. 포르투갈의 장기국채 신용등급은 Baa1에서 Ba2로 4단계 낮아졌다. 무디스는 등급전망도 부정적(Negative)으로 제시해, 등급을 더 내릴 뜻을 시사했다. 무디스는 "포르투갈의 재정긴축 목표가 경제여건 상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점증하는 2차 구제금융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르투갈은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린 지 한달 만인 지난 5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서 1,120억달러의 1차 구제금융을 받았다. 3, 4월에 역시 포르투갈 신용등급을 내렸던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피치가 이번 무디스의 조치에 동참할지 주목된다.
포르투갈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그리스 문제의 '프랑스식 해법'에 대한 신용평가 기관들의 반대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식 해법은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 채권단에게 손실이 초래될 수 있는 방식으로 롤오버(차환)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해 S&P는 "그리스 국채가 부분적 디폴트 등급(SD)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고 무디스도 "공공 부문 채무를 민간에 이전시킬 수 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프랑스에 이어 독일이 프랑스식 해법을 계속 추진할 뜻을 밝혀 그리스 위기가 해법을 찾기까지 또 한번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그리스 국채가 일시 디폴트(채무불이행) 수준으로 강등되면 당장 금융기관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그리스 위험에 대해)판단할 자유를 (신용평가사 기관 때문에)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프랑스식 해법의 강행 의지를 밝혔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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