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의 특징은 업체별 쏠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는 점.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수입차 시장에서는 독일계 업체가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반면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와 일본계 업체들은 기대만큼 좋은 성격을 거두지 못했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까? 아니면 판도가 뒤집힐까? 그 해답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차에 있다.
▦SM7 후속, 그랜저, 말리부, 쏘나타, K5 잡는다.
현대차는 하반기에 준중형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합쳐진 형태)인 i30과 유럽형 쏘나타로 역시 해치백인 i40 등을 내놓는다. 기아차는 이르면 9월 프라이드 후속모델과 박스형 경차(프로젝트명 TAM) 등을 내놓는다.
이처럼 현대ㆍ기아차가 해치백과 경차에 신차를 집중하는 반면 후발업체들은 전통적으로 강세인 이른바 볼륨 모델로 승부를 건다. 르노삼성의 SM7이 대표적. 이 차는 국내 모델 중 유일하게 현대차의 그랜저와 기아차의 K7과 맞설 수 있는 준대형으로 꼽힌다. 유럽형 외형에 세계적으로 검증된 닛산의 엔진과 변속기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져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판매량에서 쏘나타를 제친 그랜저가 제1의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이 9월 출시 예정인 중형세단 말리부도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말리부는 GM의 글로벌 대표 중형차로 이미 검증이 끝난 차라는 평가다. 더군다나 이번 모델은 외양이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스럽다는 평가다. 자동 6단 변속기를 장착한 2.0과 2.4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지엠은 그 동안 토스카로는 버거웠던 중형차 시장에 말리부를 내놓고 쏘나타 및 K5와 정면 대결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말리부의 출시는 시기적으로 K5보다 먼저 출시된 쏘나타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한국지엠은 틈새 시장도 활발하게 공략한다. GM의 대표 스포츠카 콜벳을 미국으로부터 수입, 한정 판매하고 준대형세단인 알페온의 연비 효율을 높인 알페온 e-어시스트를 출시한다.
▦닛산 큐브, 도요타 시에나 호시탐탐
수입차 시장 점유율 70%를 넘은 독일차 업체들은 날개를 달았다. 한-EU FTA 발효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BMW는 5시리즈, 7시리즈의 4륜구동(4WD) 모델을 추가로 투입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스포츠세단인 CLS와 스포츠카 SLK의 신형을 출시한다. 아우디는 판매 비중이 높은 A6의 신형 A6 모델, 그리고 해치백과 쿠페의 장점을 결합한 A7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일본 업체들도 반격에 나선다. 닛산은 박스 형태의 독특한 외양을 자랑하는 준중형차 3세대 큐브에 대해 이달부터 사전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가수 이효리의 차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어 닛산은 판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4기통 1.8 엔진과 3세대 무단변속기(CVT)(무단변속기)를 탑재, 공인 연비가 ℓ당 14.6㎞에 이른다. 가격도 매력적이다. 2,190만~2,490만원으로 국산 준중형, 중형차와 비슷하다. 닛산을 이 차를 앞세워 올 하반기 전체 브랜드의 실적 개선을 견인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요타는 10월께 미국산 미니벤 시에나를 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 아직 출시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신형 7세대 캠리도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에서 출시 예정인 신형 캠리는 도요타의 대표 중형차. 캠리를 미국에서 들여 온다면 한미 FTA로 인한 관세 인하 혜택까지 갖추게 된다. 신형 캠리 출시는 향후 수입차 시장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혼다는 준중형차 시빅의 신형과 스포츠타입의 하이브리드차량인 CR-Z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시빅은 글로벌 준중형차로 꼽히는 만큼, 혼다는 판매 약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하이브리차량 CR-Z는 유려한 외형으로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국내 시장에서 업체별 쏠림 현상은 각 사의 신차 출시 주기와 맞물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반기 출시 예정 상황을 볼 때 중형과 준대형 차급에서 현대ㆍ기아차를 겨냥한 한국지엠 및 르노삼성의 협공,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 업체의 부활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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