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장터인 오픈마켓 시장의 70%를 점유한 공룡 기업이 탄생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합병해도 시장 지배력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오픈마켓 시장 1위인 G마켓과 2위인 옥션의 합병을 조건 없이 승인했다.
옥션 관계자는 공정위의 결정 직후 "합병 법인명은 ㈜이베이코리아가 될 것이지만, 옥션과 G마켓은 별도의 브랜드로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쟁업체들은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가 심각해질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날 지마켓과 옥션은 두 회사의 지분 거의 전부를 갖고 있는 미국 이베이의 계열사이자, 상호 모자관계인 회사라며 합병 전과 후의 사업자 수 및 시장 점유율 변화가 없어 조건 없는 승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시장 점유율 합계도 2009년 옥션이 지마켓 주식 99.9%를 취득했을 때보다 오히려 86%에서 72%로 줄었고, 조만간 NHN이 시장에 들어오면 보다 경쟁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포털 1위 사업자인 NHN은 지난 5월부터 이미 '네이버 체크아웃'이라는 결제 서비스를 통해 오픈마켓과 거의 비슷한 상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NHN 관계자는 "체크아웃은 시작이고, 연말께 본격적인 오픈마켓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 아래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11번가' 등 경쟁사들은 그 동안 두 업체의 합병 시 각종 수수료가 신설 또는 인상되고, 광고를 강매하는 등 주로 중소 상인인 판매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도 공정위는 이번 합병 때문에 새롭게 생기는 문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만약 이베이가 판매자들에게 경쟁사와 거래를 중단하라고 압력을 행사하면 법에 따라 처벌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다만 공정위는 2009년 옥션의 G마켓 주식 취득 당시 부과된 '공정거래 준수방안 도입ㆍ운용'이 합병 이후 실질적으로 운용되도록 ▦내부 감시기구인 '불공정거래행위 방지협의회'의 독립성 강화 ▦공정거래법 위반 직원에 대한 인사제재 강화 등 보완을 요구했다.
'공룡 오픈마켓'의 출현에 긴장한 경쟁사들은 이베이코리아가 국내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 판매업체에게 압력을 행사해 자신들의 활동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며 불공정행위에 대한 철저한 단속을 촉구했다.
업계 3위인 11번가는 "G마켓ㆍ옥션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시장질서를 흐리지 않도록 모니터링 등 사후조치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4위인 인터파크 측도 "다른 사업자에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현실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이번 합병의 승인과는 무관하게 관련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경쟁사에서 우려하는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가 발생할 때는 엄중히 조치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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