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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운명의 날'/ 연아·상화, 남아공 꿈나무들 '깜짝 레슨'…마음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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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운명의 날'/ 연아·상화, 남아공 꿈나무들 '깜짝 레슨'…마음을 사로잡았다

입력
2011.07.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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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선수 혹시 김치 먹고 싶지 않나요?"

4일 오후 6시(이하 현지시간) 남아공 더반 코스트랜드 온더리지 호텔. 평창유치위원회(위원장 조양호)가 마련한 첫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한 외신기자가 던진 말이다. 동계올림픽 '3수생' 평창이 시험일을 불과 하루 남겨두고 이런 저런 지적을 받을 수 있는 자리임에도 기자회견장에는 시종 여유가 흘러 넘쳤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양호 유치위원장,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한 유치위 핵심 멤버 8명은 외신 기자들의 공격적인 질문에도 부드럽게 대응하면서 받아넘겼다. 질문할 거리가 더 없는지 되묻기까지 했다. 정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더반은 한국의 스포츠역사와 좋은 인연을 갖고 있다. 30년 전 이곳 더반에서 홍수환 선수가 복싱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지난해 남아공월드컵에선 한국이 더반 스타디움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에 오른 행운을 맛보기도 했다. '행운의 땅' 더반에서 올림픽 무브번트(운동확산)와 동계스포츠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분위기를 잡았다.

조양호 위원장도 "평창의 메시지가 IOC위원들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다했다"며 거들었다. 조 위원장은 특히 "평창이 삼성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까칠한 질문에 "한국인 92%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지지하고 있다. 삼성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들이 다 지원한다"며 재치 있게 받아 넘겼다. AP통신 기자가 김진선 특임대사에게 "평창이 앞선 두 차례의 도전과 세 번째 도전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묻자 김 대사는 "두 번의 실패로부터 많이 배웠다"며 "평창은 앞서 IOC 위원들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했지만 경기장을 설치 하는 등 IOC와의 약속을 꾸준히 지켰다"고 강조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에게도 질문이 쏟아졌다. 로이터통신 기자는 김연아에게 "프레젠테이션(PT)때 떨리지 않느냐"고 물어 폭소를 자아냈다. 이에 대해 김연아는 "몇 차례 PT경험을 해 지금은 조금밖에 떨리지 않는다"며 "마지막 PT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밴쿠버 동계올림픽 영웅들은 5일 오전11시 더반 아이스링크경기장에서 동계스포츠 불모지 남아공 청소년들을 상대로 깜짝 이벤트를 열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홍보대사인 김연아, 이상화, 모태범, 이승훈 등 7명은 남아공 꿈나무 20명을 상대로 1시간여 동안 피겨와 스케이팅을 지도했다. 이들은 행사가 끝난 후엔 털 모자와 장갑 등에 자신의 사인을 넣어 기증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평창 강릉 정선 주민들로 구성된 강원도민 응원단(서포터스) 157명도 이날 1차로 더반에 입성했다. 6일에는 259명이 합류할 예정이다. 이들은 6일 개최도시 발표시점에 맞춰 유치위 본부숙소인 리버사이드호텔 인근에서 대형 LED전광판을 설치, 평창 유치를 응원할 예정이다. 하도봉 유치위 사무총장은 "이명박 대통령도 참석해 분위기를 돋울 예정이다"고 밝혔다.

더반(남아공)=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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