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이냐, 뮌헨이냐.' 2018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판세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하지만 미세하나마 '평창이 대세다'라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4일(현지시간) 평창을 '선두주자(Favorite)'로 평가하고, 뮌헨을 '강력한 도전자(closest challenger)'로 묘사했다. 안시에 대해서는 '열외자(outsider)'로 분류해 유치 경쟁에서 사실상 탈락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최대 일간지 USA투데이도 남아공 더반발(發)로 같은 뉴스를 전했다.
평창유치위원회 내에서도 '평창이 승세를 굳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하도봉 유치위 사무총장은 공식브리핑을 통해 "이긴 다는 확신이 섰으니까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왔다"고 말했다. 이건희 IOC위원도 이날 유치위를 방문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위원은 그 동안 IOC위원 110명 전원을 만나, 평창유치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에 대한 우호적인 기류는 이날 오후6시 평창 유치위가 연 첫 공식기자회견에서도 드러났다. 더반 시내 코스트랜드 온더리지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외신기자들의 질문도 대체로'평창의 미래'로 모아졌다. 특히 한 독일 기자는 "뮌헨은 이번에 떨어져도 괜찮다는 분위기다. 평창은 이번에도 떨어지면 4번째 도전에 나설 것인가" 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양호 유치위원장은 "떨어진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고 받아 넘겼다.
전문가들은 평창이 뮌헨에 앞서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명분싸움에서 기선을 제압한 점을 꼽고 있다. 평창이 동계스포츠의 아시아 시장확산을 주장하는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내건 데 반해, 뮌헨이 뒤늦게 '뿌리론(Back to the roots)'으로 맞선 것은 이슈를 선점 당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패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IOC위원들을 상대로 한 득표전에서 방심은 치명적인 화를 불러올 수 있다며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역대 올림픽 개최지 투표에서 예상 밖의 결과가 비일비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IOC 위원들이 전자버튼을 누르는 순간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평창이 1차 투표에서 완승을 거두기 위해서는 막판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부동표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무기명 전자투표로 결정
한편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는 더반 총회에 참석한 IOC 위원들의 무기명 전자투표로 결정된다. 현재 110명의 IOC 위원 가운데 각 후보도시 IOC 위원 6명은 투표에서 제외된다. 또 관례상 IOC 위원장은 투표에 참가하지 않는다.
이와 함께 건강상의 문제와 개인적인 이유로 총회에 불참하는 3~5명의 IOC 위원들을 제외하면 실제 투표 인원은 97명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획득 도시가 나오지 않으면 3위 도시를 탈락시킨 가운데 1, 2위 도시를 상대로 2차 결선투표에 들어간다. 이때 3위를 차지한 나라의 IOC회원은 투표에 참가할 수 있다. 결과는 한국시간 7일 자정께 자크 로게 IOC위원장이 직접 발표한다.
더반(남아공)=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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