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39층짜리 테크노마트 건물에서 5일 원인을 알 수 없는 진동이 발생, 입주 상인 등 수백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방재당국은 입주자 전원에 대해 퇴거 명령을 내리고 긴급 안전점검에 들어갔다.
광진구청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0분부터 약 10여분간 테크노마트 사무동 건물인 프라임센터(39층)의 상층부인 34, 35층, 20~25층이 상하로 흔들려 건물 상주인원 3,000명 중 500여명이 놀라 밖으로 뛰쳐나왔다.
26층에서 일하는 홍모(40)씨는 "갑자기 건물이 상하로 요동쳐 멀미가 났다"며 "'아무 이상 없으니 동요하지 말라'는 구내 방송이 나왔지만 계속 흔들리는 게 불안해 다른 사람들과 건물 밖으로 피했다"고 말했다.
방재 당국은 소동 직후 건물 관리업체인 프라임산업 대회의실에서 관계자 등과 긴급 회의를 열고 오후 2시께 사무동과 상가동 등 테크노마트 모든 건물에 대해 3일간의 퇴거 명령을 내렸다. 두 건물은 붙어 있다. 프라임산업 관계자는 "2차 진동 징후는 없어 일시적인 진동으로 보고 있지만 안전을 고려해 구청의 권고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광진구 관계자는 "1차로 72시간의 퇴거 명령을 내렸지만 (건물 상태가) 더 악화하지 않는다면 점검을 거쳐 입주자들이 다시 들어갈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층 건물의 상하 진동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건물을 지지하는 기초부재 손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기초구조물, 수직부재 파손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광진구 관계자는 "12층의 헬스클럽 러닝머신들이 한꺼번에 돌아가면서 생긴 압력, 10층 영화관의 대형 스피커가 일으킨 음파 등도 원인으로 거론돼 점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8년 준공된 189m 높이의 이 건물은 6개월마다 육안으로 안전점검을 받고 있으며, 지난 3월 진단 때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준공 후 10년 만에 처음 실시된 2008년 정밀안전진단에서도 안전에 이상이 없는 'B등급' 판정을 받았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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