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 간 15대 재벌의 전체 계열사가 64.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 들어 대기업의 투자 촉진을 명분으로 각종 규제를 완화한 것이 재벌 몸집 불리기에 악용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삼성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올해 4월 기준 자산총액 상위 15개 대기업 계열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계열사 수가 2007년 4월 472개사에서 2011년 4월 778개사로 306개사(64.8%)나 늘었다고 5일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7개에서 21개로 무려 200% 늘었고, 포스코(165.2%) LS(135%) STX(90.9%) LG(90.3%)가 뒤를 이었다.
특히 신규 편입 계열사 488개 중 비제조업과 서비스업이 74.2%(362개)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비제조ㆍ서비스업 중에서도 건설ㆍ부동산ㆍ임대업이 86개사(17.6%)로 가장 많았다. 경실련은 “자본력에서 우위를 가진 재벌이 특별한 기술력과 자원 없이도 막대한 사업이익을 낼 수 있는 건설ㆍ부동산ㆍ임대사업에 주력해 왔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제조업 중에서는 기계장비ㆍ의료정밀기기(5.1%) 전기ㆍ전자ㆍ통신기기(4.7%) 업종 계열사의 신규편입 비율이 가장 높았다. 경실련은 “이 업종들은 중소기업들이 최근 동반성장위원회에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가장 많이 신청한 분야이기도 하다”며 “대기업의 신규 진출에 위협을 느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경실련은 “투자 촉진을 명분으로 시행됐던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지주회사 규제완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금산분리 등이 투자가 아닌 계열사 확장을 통한 몸집 불리기로 이어져 경제 양극화가 심화됐다”며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법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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