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검사'가 정계 입문 15년 만에 집권당 대표가 됐다.
홍준표 신임 한나라당 대표는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인생의 중요한 전기를 맞는다. 1993년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6공의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 전 의원 등 권력 실세들을 구속하면서 이른바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세를 타게 됐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나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홍 대표는 이날 당선 수락 연설을 통해 "조선소 일당 800원을 받던 경비원의 아들, 고리채로 머리채를 잡혀 끌려다니던 어머니의 아들이 집권 여당의 대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국민에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1996년 15대 총선 때 신한국당 소속으로 서울 송파갑에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후 서울 동대문을에서 세 번 연달아 당선돼 4선 의원이 됐다.
홍 대표는 당 원내대표, 최고위원, 혁신위원장과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화통한 성격에 시원시원한 일 처리로 업무 추진력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야당 시절에는'김대중 저격수'로 불리며 대여 공격수 노릇을 했다. 당내 주요 현안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종종 '비주류'를 자청했다. 그래서 '독불장군''돈키호테' 등의 별명이 붙었다. 그는 2006년 서울시장후보 경선 당시 오세훈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시는 등 몇 차례 정치적 시련을 겼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첫 원내대표를 맡아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따른 촛불 정국을 수습하고, 여야 입법대치 속에서 주요 법안 처리를 진두지휘했다. 이명박 대통령과도 고려대 후배로서 개인적 인연이 각별하다. 1999년 의원직을 잃고 미국 워싱턴에 머물 당시 먼저 미국으로 건너가 있던 이 대통령과 자주 만나곤 했다. 그는 지난해 당 대표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뒤 서민정책특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지지 기반 확충에 나섰다. 부인 이순삼씨와 2남.
▦경남 창녕(57) ▦고려대 법대 ▦사법고시 24회 합격 ▦검사 ▦한나라당 원내대표 ▦15~18대 국회의원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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