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안에 인터넷 전화가 마침내 일반 유선전화를 제칠 것으로 보인다.
4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국내 인터넷 전화 가입자가 1,009만명을 기록했다. 2006년 본격 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5년반 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하는 개가를 올린 것이다.
애초 인터넷 전화의 시작은 지지부진했다. 값만 저렴했을 뿐 통화품질이 떨어지고, 무엇보다 070 식별번호가 이용자들에게 번거러움을 줬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정부가 추가적인 요금인하와 음질개선, 그리고 070 식별번호 없이 현재 쓰고 있는 유선전화번호를 그대로 쓰면서 인터넷전화로 바꿀 수 있는 번호이동제를 도입하면서 인터넷 전화 보급은 빠르게 확산됐다.
정부 역시 가계 통신비 인하 요구가 지속됨에 따라 앞으로도 저렴한 인터넷 전화로 전환을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인터넷 전화를 이용할 경우 소비자들은 기존 유선전화에 비해 ▦시외전화 85% ▦이동전화 20% ▦국제전화는 최대 95%까지 저렴하게 통화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14년이면 인터넷 전화가 기존 유선전화를 앞질러 '인터넷 집전화 시대'가 본격 개막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 열쇠는 KT가 쥐고 있다는 평가다. 강지훈 삼성증권연구원은"KT가 유선가입자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중 절반만 인터넷 전화로 바꿔도 유선전화를 앞지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KT의 유선전화 가입자는 1,640만 명 수준. 이들이 얼마나 인터넷 전화로 바꾸는가에 따라 인터넷 전화가 유선전화 가입자 수를 제치는 시점이 정해지는 셈이다. 정부 의중도 중요하지만 KT의 유선전화 및 인터넷전화 정책에 따라 역전시점이 앞당겨 질 수도, 늦춰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보수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쪽에서도 향후 10년 내에는 어떤 형태로든 인터넷 전화와 일반 유선전화의 역전이 벌어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황성진 HMC증권연구원은 "KT의 유선전화 가입자수가 분기별 30만 명 정도씩 감소하는데 이들이 인터넷 전화로 바꾼다고 가정할 때 늦어도 향후 6~7년 이면 인터넷 전화 가입자가 유선전화 가입자를 앞 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KT외에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나머지 9개 사업자도 변수"라고 덧붙였다.
통신업계도 이젠 인터넷 전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당장 값싼 통신요금 탓에 매출이 줄어들 수 있지만, 인터넷 전화에선 아날로그식 유선전화에서는 불가능했던 무선인터넷, 뉴스, 문자메시지 같은 기본적인 부가서비스 외에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신규비즈니스 발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KT는 인터넷 전화를 기반으로 스마트홈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는 방침 아래 인터넷 전화가 가능한 태블릿PC, 유아용 로봇인 키봇 등을 속속 내놓고 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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