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수출하는 활어(活魚)의 절대량을 소비하는 일본. 하지만 정작 일본 횟집까지 '살아서 도착하는' 활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우리 활어차에 실려 산 상태로 일본 항구까지는 가지만, 항구에서 다시 일본 활어차로 옮겨 싣는 과정에서 상당수 물고기가 폐사했기 때문. 운반 비용도 그만큼 많이 들어 국내 수출 어민에겐 이중의 고통이었다.
국내 활어차들이 일본의 횟집 정문까지 그대로 달리는, 수출 어민들의 40년 숙원이 조만간 풀릴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주말 한일 재무장관 회의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위한 우호적 환경 조성 차원에서 국내 활어차를 일본 내 도로에도 통행시키는 데 합의했다고 4일 밝혔다.
일본 활어차는 1970년대부터 국내 도로 주행이 허용된 반면, 일본은 차량 안전성 문제 등을 이유로 한국 측의 같은 요구를 거부해 왔다. 일본은 이번 회담을 앞두고도 ▦국내 활어차 운전자의 비자(단기상용비자) 발급 ▦활어차량의 전조등 각도 조정 ▦차고지 증명서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으나, 우리 측의 강력한 요구로 ▦비자는 면제하고 ▦전조등은 간단한 조정장치를 달며 ▦차고지는 국적(한국)만을 밝히는 선에서 통행을 허용키로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아직 몇 가지 기술적인 협의사항이 남았지만 조만간 국내 활어차량이 일본 도로를 통행하게 될 전망"이라며 "수출 생선의 신선도와 물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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