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월급 통장과 우리나라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을 비교해보고 깜짝 놀란 경우가 많을 것이다. 자신, 혹은 주변의 체감과 동떨어진 높은 평균 임금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서 가장 최근 발표한 올해 4월 현재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명목)은 271만9,000원(정액급여 230만9,000원)에 이른다. 지난해 4월에도 평균임금은 268만4,000원이었다.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기구에 전달되는 우리 정부의 공식 임금 통계이다. 주변에는 월 100만~200만원을 겨우 버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통계가 나오는 것일까.
고용부는 매월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 표본을 뽑아 '사업체노동력 조사'를 통해 평균 임금을 산출한다. 근로자 1~4명이 근무하는 영세 사업장은 제외되는 것이다. 고용부가 발표할 때 5인 이상 사업장 대상이라고 밝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왜곡이 있는 것은 아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1~4인 사업체 취업자는 전체 취업자의 39.8%(지난 5월)였다. 반면 고용부가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를 가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4인 사업체 근로자는 전체의 19.3%(2009년)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제활동인구조사는 가구원을 상대로 설문을 하기 때문에 가장이 다니는 사업체의 근로자 수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등 부정확한 면이 있다"며 "사업체조사는 1년에 한번 전 사업체를 상대로 하는 것으로서 보다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즉 1~4인 사업체 근로자는 40%가 아닌 20%라고 보는 것이 옳다는 설명이다. 결국 고용부의 설명을 따르더라도 전체의 최소 20% 근로자가 공식 임금통계에서 빠져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1~4인 사업체 근로자의 임금은 얼마나 될까. 고용부가 매년 6월 조사하는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며 지난해 6월 1~4인 사업장 근로자의 월평균 급여는 130만6,000원이었다. 5인 이상 사업체보다 훨씬 낮은 금액이다. 이 통계조사는 1년에 한번 이뤄지는데 공식 임금통계로는 쓰이지 않는다.
고용부 관계자는 "1~4인 사업체가 제외됨으로써 근로자 평균임금 통계가 실질보다 높게 산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2008년부터 내부적으로 1~4인 사업장도 통계를 내고 있지만 변동성이 심해 신뢰성 있는 통계를 위해서는 1~2년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금 통계가 10인 사업체에서 5인 이상 사업체로 확대된 것이 1999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4인 사업체로의 확대가 너무 늦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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