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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비로즈 사태로 '파워블로그 공구'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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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비로즈 사태로 '파워블로그 공구' 찬물

입력
2011.07.0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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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파워 블로그들의 공동구매가 속속 중단되고 있다. 유명 파워 블로그 '베비로즈의 작은 부엌'에서 실시한 가전제품 공동구매가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파워 블로그 전체로 불똥이 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사태의 발단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파워블로그인 '베비로즈의 작은 부엌'(사진)에서 실시한 오존세척기 공동 구매였다. 가격이 36만원인 이 제품을 공동 구매한 소비자 일부가 오존 과다발생으로 건강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 환불을 요구하고 나선 것.

이 제품은 실제로 최근 소비자보호원과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검사에서 기준치 이상의 오존을 발생시켜, 자발적 리콜 권고가 나왔다. 오존은 냄새가 날 정도로 많이 발생하면 호흡기 계통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파워 블로그인 베비로즈의 명성을 믿고 이 제품을 구매했다. 이 블로그는 네이버가 2008년부터 파워 블로그로 선정, 관련 글까지 소개되면서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고 누적 방문자가 현재 5,800만 명에 이른다.

그 동안 소비자들은 베비로즈 블로그에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블로그 운영자인 H씨의 "이상 없다"는 말만 믿고 계속 사용했다. 특히 소비자들은 작동 중인 오존 기기를 열면 안 되는 데도 불구하고 블로그의 잘못된 설명을 믿고 기기를 개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건강상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들은 이 블로그를 상대로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운영자인 H씨는 수수료 외에 환불해 줄 방법이 없다고 밝혀 사태가 커지고 있다. H씨 블로그에 따르면 공동 구매로 판매한 제품은 3,000대에 이르며, 수수료는 대당 7만원으로 총 2억1,000만원에 이른다. 파워블로그의 수수료를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이런 베비로즈 사태는 전체 파워 블로그의 공동구매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바람에 유명 파워 블로그가 각각 진행하던 공동구매가 현재 모두 중단된 상태다. 일부 운영자는 아예 공동 구매 항목을 폐쇄했고, 공동 구매 일정을 게시판에서 삭제한 운영자도 있다.

현재 인터넷에선 "파워 블로그들의 공동 구매가 지나치게 돈벌이에 치우쳤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네티즌 고모씨는 "파워 블로그 글은 업체 홍보나 광고와 달리 같은 이용자 입장에서 쓴 글이어서 믿음을 줬는데 이런 믿음을 이용해 돈벌이를 한 것이라면 오히려 대놓고 광고를 한 기업보다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파워 블로그를 운영하는 포털에 대해서도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파워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공동구매 같은 상행위를 묵인했다"는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블로그의 상행위를 규제하는 법이나 제도가 전혀 없어 포털로서도 간섭할 수가 없다"며 "베비로즈의 경우 사태가 악화하면 파워 블로그 선정을 취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제2의 베비로즈 사태를 막으려면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09년부터 블로그가 기업의 돈이나 제품을 받고 글을 쓰면 과장광고로 보고 협찬 여부를 명시하도록 했으며,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을 부과하고 분쟁이 발생하면 법적 책임도 묻는다. 업계 관계자는 "블로그가 협찬을 받더라도 이를 명기하면 이용자들이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도적 보완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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